서울의 주인은 바로 나 (15) 디지털 성범죄 모니터링단

​단톡방 성희롱에, 불법음란물 공유, 리벤지 포르노(보복성 음란물), 딥페이크 음란물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한 인물 영상 합성 편집물)​까지 디지털 성범죄가 늘고 있다. 화장실이나 탈의실을 이용할 때면 혹시라도 불법촬영카메라가 숨겨져 있지 않나 불안한 마음부터 앞선다. 많은 여성은 일상 속 두려움을 호소하고, 피해 여성은 고통 속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 오히려 제작 유포는 점점 쉬워지고 있다. 완전 삭제가 불가능한 악성 범죄임에도 법 조항도 미흡하고 현황 파악조차 힘들다.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도 천만 서울시민이 팔 걷고 나선다면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디지털 성범죄를 모니터링하며 안전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가는 시민 참여 방법이 있다 하여 알아보았다. 아울러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울시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통합지원 시스템’도 알아보았다.


디지털 성범죄가 최근 10년 새 약 23배 증가했다

천 명의 ‘디지털 민주시민 모니터링단’​, 신청은 필수?

​현재 서울시에서는 ‘디지털 민주시민 모니터링단’을 모집 중이다. 모니터링단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채팅방이나 메신저, SNS, 포털 등에서 불법 촬영물이 어떻게 유통되고 있는지 실시간 감시‧신고하고, 후속 조치도 함께 모니터링하게 된다. ​

디지털 성범죄는 최근 10년 새 약 23배 증가했고, 전체 성폭력 범죄 4건 중 1건을 차지하고 있다. ▴불법 촬영물(​치마 속​, ​뒷모습​, ​나체​, ​용변 보는 행위​, ​성행위 등)​, ▴불법촬영물의 비동의 유포​‧재유포​, ▴유포 협박과 사진 합성(​당사자의 동의 없이 성적인 사진과 합성 후 유포​​​)​, ▴​성적 괴롭힘(​단톡방 성희롱​, ​온라인 커뮤니티 성적 명예훼손​, ​게임 중 성적 모욕 등​)​, ▴디지털 그루밍​, ▴몸캠 등이 있는데, 최근 SNS상의 신종 디지털 성범죄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의 웹하드 단속으로 불법 촬영물 유통이 SNS로 대거 이동한 것인데, 일상적으로 불법음란물에 노출될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실제 지난해 여성가족부의 불법 촬영물 삭제지원 현황을 보면 성인 사이트를 제외하면 SNS(20.6%)에서 삭제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 이에 SNS 신종 디지털 성범죄 모니터링 및 감시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는 한번 유포되고 나면 완벽한 삭제가 거의 불가능해 ‘사회적 살인’ ‘인격적 살인’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불법 영상이 유포된 피해자 45.6%가 자살을 생각했고, 이 중 42.3%는 구체적인 자살 계획까지 세웠으며, 19.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문제는 다른 성폭력과 달리 피해자가 범죄대상이 된 줄도 모르는 상태에서 지속해서 유포된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확산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천 명의 시민이 함께하는 ‘디지털 민주시민 모니터링’은 디지털 성범죄 사전 예방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SNS는 신고 방법을 찾기 어렵다거나, 아예 신고시스템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이에 서울시는 모니터링 활동 결과와 함께 기업별 신고시스템 현황과 신고 방법, 신고 결과 현황 등을 11월 중 발표해, SNS 기업이 디지털 성범죄 예방 동참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디지털 성범죄를 막기 위해 ‘디지털 민주시민 모니터링단’에 적극 참여해보면 어떨까? SNS, 메신저, 포털 사이트 등을 이용하는 만 19세 이상 서울 시민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오는 31일까지 모집할 예정이라고 하니, 지금 바로 신청하면 좋겠다.

모니터링단은 사전 온‧오프라인 교육 후 4주간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한다. 활동에 참여한 시민에게는 서울시장 위촉장과 봉사활동 시간이 부여되며, 디지털 성범죄 시민 정책 제안에도 참여하는 기회가 주어진다. 또,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성폭력 예방 교육에도 참여해 안전하고 성평등한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한 캠페이너로도 활동하게 된다. 더 자세한 참여 방법이나 신청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에서 하면 된다.


디지털 민주시민 모니터링단 1,000명 모집(~10/31)

꼭 알아두어야 할 ‘서울시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통합지원 시스템’

​1. On! Seoul Safe(온! 서울 세이프)​

​디지털 성범죄가 지속해서 늘고 있는데 반해, 믿을 수 있는 상담 전문기관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수사나 소송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혼자서 피해 영상을 찾아보거나, 주변에 알려질까 두려움에 떨며, 일상이 파괴되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피해자를 위한 통합 지원이 절실하지만, 관련 상담 및 정보와 지원 방안까지 한눈에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조차 전문한 실정이다.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하더라도 대부분 법률사무소나 디지털 장의사 업체로 연결된다.​

이에 서울시는 현재 디지털 성범죄 피해 종합지원 온라인 플랫폼 ‘On! Seoul Safe(온! 서울 세이프)’를 구축하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온 ‧ 오프라인 상담은 물론, 피해 신고 방법과 신고 절차 등 피해 대응 정보와 지원 방안 안내까지 한 곳에서 이뤄지는 국내 유일의 온 ‧ 오프라인 종합지원 플랫폼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1:1 코디네이터’ 서비스. 신속한 온라인 상담은 물론, 피해자가 요청할 경우 지지동반자가 직접 찾아가 상담부터 경찰 수사, 법률 ‧ 소송, 심리상담 연계(1인 10 회)까지 피해구제 전 과정을 지원하게 된다. 10월 말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니, ‘On! Seoul Safe (온! 서울 세이프)​​’를 기억해두자.

​​2. 지지동반자(SC, Support Companion)

유포 후 확산이 빠른 디지털 성범죄의 특성상 즉각적인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작 피해자들은 어디에 어떻게 신고해야 할지 모르거나 피해사실을 말하기 두려워서 대응시기를 놓치고 피해가 확산되는 경우가 많다.​ 용기를 내서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디지털 성범죄 피해 특성상 자신의 모습이 담긴 촬영물을 증거로 제출해야 하고 수사 과정에서 이를 재생해 확인하는 과정이 피해자들에게는 수사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 수사기관에서 피해를 경미하게 판단하고 처리하는 경우 2차 피해의 가능성이 큰 만큼, 피해자 관점에서 조력해줄 전문가가 절실하다. ​

​이에 ​서울시는 피해자들의 곁에서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지지동반자를 선발 운영한다. 지난 9월, 여성가족부의 성폭력 등 상담원 자격을 보유하고, 성폭력 상담소 등에서 젠더폭력 관련 업무를 10년 이상 맡은 지지동반자(SC) 3명을 선발했다. ​​지지동반자(SC)는 피해자가 희망할 경우 수사단계에서부터 피해자와 동행하고, 수사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안내한다. 고소장 작성과 피해자 진술 등 경찰 수사 과정과 법률소송을 동행‧지원하고, 트라우마 치유를 위한 심리치료와 상담, 의료까지 연계해준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신속한 상담과 찾아가는 상담도 담당한다. ​지지동반자(SC) 상담은 추후 온라인 플랫폼(온라인 상담)을 통해 가능하며, 10월 26일(목)부터 전화상담(☎02-2275-2201)도 가능하다.​​​


찾아가는 지지동반자

3. 초‧중학생 대상 예방 교육 및 예방 캠페인 운영​

​최근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가해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 사용이 익숙해진 만큼, 디지털 성범죄 역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젠더폭력 전문가와 청소년이 함께 아동‧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매뉴얼(2종)을 개발하고, 서울시 교육청과 협력해 11월부터 초‧중학생 200개 학급,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실시한다. 예방 교육을 진행할 전문가 20명도 양성한다. 교육 후에는 ‘디지털 성폭력 없는 안전한 학교 만들기’ 지침을 배포,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시는 디지털 성범죄 예방을 위해서 디지털 성범죄 전문 상담연수 과정도 운영한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 가해 학생들의 재발 방지를 위한 상담과 교육도 진행한다.

​이와 같은 예방교육과 함께 온‧오프라인 디지털 성범죄 인식개선 캠페인도 추진한다. 온라인에서는 ‘디지털 시민 모니터링단’과 함께 ‘#나는 불법 촬영을 하지도, 보지도 않겠습니다’(예시) 등 해시태그 캠페인을 추진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인식개선 홍보영상 제작, 지하철 역사 등에서 대대적으로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안전한 사회, 건강한 인터넷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면, ‘디지털 민주시민 모니터링단’ 참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아닐까?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하며,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들이 안심하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울시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통합 지원 시스템’도 적극적으로 홍보하도록 하자.​

 

【시민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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