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5 미국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 한국 기업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 인상적인 ‘디지털 전시’ 선보여 –
– All-digital CES, 한계도 있었으나 참가기업·바이어·참관객 모두에 새로운 경험 제시 –

지난 1월 11일부터 14일까지, 세계 최대 IT 및 소비자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 2021’ 디지털 쇼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CES는 매년 1월, 한 해의 시작과 함께 개최되는 초대형 글로벌 전시회로서 각종 소비자 가전제품뿐 아니라 기술 분야를 총망라한 다양한 품목과 제품들이 집약되는 기술 업계의 핵심적인 행사다.

리뷰 2편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이번 CES 2021 ‘디지털 전시장(Digital Venue)’을 통해 한국 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전 세계의 시선을 어떻게 사로잡았는지 다시 한번 짚어본다.

[CES 2021 리뷰 1편]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쇼’의 서막
[CES 2021 리뷰 2편] 팬데믹도 막을 수 없는 글로벌 기술 경연의 장

<2월 15일까지 이용할 수 있는 CES 2021 디지털 전시장(Digital Venue) 플랫폼>

자료: CES 2021 디지털 전시장(http://digital.ces.tech/)

 

시선을 사로잡는 글로벌 기업들의 쇼케이스 현장

기존처럼 화려한 오프라인 무대에서의 전시는 불가능했지만 세계를 대표하는 테크 기업들은 새로운 올해의 All-Digital CES에서 인상적인 ‘디지털 전시’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조연설(Keynote Addresses)뿐 아니라 각 기업의 디지털 전시 웹사이트에서 언제든지 온디맨드(On-Demand)로 접할 수 있는 다채로운 영상·사진 콘텐츠와 다양한 콘퍼런스 세션은 완전한 온라인 전시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랜선 참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 각자의 핵심 기술이나 제품을 실제로 보여줄 수 없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특히나 뛰어난 품질의 쇼케이스 영상 제작과 기업 자체의 전시 웹사이트 제작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모니터로 관람하는 영상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주요 기업들의 디지털 쇼케이스 현장을 다시 한번 살펴본다.

인상적인 기조연설로도 주목받은 미국의 자동차 기업 General Motors(이하 GM)의 전시에서는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이 변화를 겪는 지금, 배터리·오프로드·승용차·화물차·교통수단 등 자동차 업계 전체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혁신적인 기술 소개가 돋보였다. 전기차의 성장과 발전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전기 배터리 플랫폼 ‘Ultium’, 세계 최초의 100% 전기 오프로드 슈퍼트럭 ‘Hummer EV Edition 1’, 럭셔리 세단 브랜드 Cadillac의 차세대 교통수단인 자율주행 전기차 콘셉트와 수직이착륙 전기차량(eVTOL) 콘셉트, 상업용 전기 밴(Van) ‘EV600’과 이를 활용한 새로운 물류 플랫폼 ‘BrightDrop’이 특히 많은 관심을 받았다.

<‘전기차’에 초점을 맞춘 GM의 차세대 기술 제품들>

주: (왼쪽부터) 전기 슈퍼트럭 ‘Hummer EV’, Cadillac 수직이착륙 전기차량 콘셉트, 상업용 전기 밴 ‘EV600’
자료: CES 2021 디지털 전시장(http://digital.ces.tech/), GM의 기조연설 영상

CES 2021 디지털 전시장에서 참관객의 시선을 강탈한 글로벌 기업들 중, 한국의 삼성과 LG도 빼놓을 수 없다. 삼성은 팬데믹으로 인해 매우 달라진 우리 삶에서 ‘집(Home)’이라는 공간의 중요성이 커졌음을 강조하며, 이에 따라 TV·냉장고·로봇 가전 등 우리 주변의 기술들이 어떻게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일상을 제공할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삼성의 이번 CES 전시 주제인 ‘Better Normal for All’로도 이어진다. 올해는 기조연설에는 참여하지 않았으나, 삼성은 매우 인상적인 기자회견(Press Conference) 영상으로 참관객의 흥미를 돋웠으며 그 외에도 각 제품별 쇼케이스 영상들 또한 눈길을 끌었다. 소개된 주요 제품으로는 색상·크기·구성 모두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는 모듈러 냉장고 ‘Bespoke’, 110인치 ‘Micro LED’ TV를 포함해 니즈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TV 제품들, 긴 팔을 사용해 가사를 돕는 로봇 ‘Bot Handy’, 인공지능(AI) 로봇청소기 ‘JetBot 90 AI+’ 등이 있으며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자체 ‘업사이클링(Upcycling)’ 프로그램 또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삼성은 이번 CES에서 최고 혁신상(Best of Innovation) 4개를 포함해 총 44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글로벌 무대에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다지고 있다.

<삼성의 CES 2021 디지털 전시 주요 제품들>

자료: CES 2021 디지털 전시장(http://digital.ces.tech/), 삼성의 Showcase Gallery

‘Life is ON – Make Yourself @Home’이라는 전시 주제를 선보인 LG의 경우, 두 앵커가 실제 생방송 뉴스처럼 진행하는 ‘Life is ON News’를 포함한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해 관람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최신 기술의 ‘OLED evo’ 및 ‘QNED’ TV를 비롯해 UV 정수기 살균효과가 있는 냉장고 ‘InstaView Door-in-Door’, 세탁기와 건조기가 하나로 접목된 ‘WashTower’, 4K UHD 화질을 제공하는 프로젝터 ‘CineBeam Laser 4K’, 상업 및 가정용 로봇 살균기 ‘CLOi UV-C Robot’ 등 주요 제품들이 모두 뉴스 형식으로 소개돼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했으며, 이는 온라인 전시의 한계를 최소화하는 동시에 현장감과 친근함은 극대화한 효과를 준 것으로 분석된다. 역시 인상적이었던 기자회견 영상의 시작과 끝부분에 소형 태블릿 사이즈로 커지는 스마트폰인 ‘Rollable’을 살짝 노출해 참관객의 이목을 끌었으며, 출시가 머지않았음을 암시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LG의 CES 2021 디지털 전시: 뉴스 형식의 쇼케이스 및 주요 제품들>

자료: CES 2021 디지털 전시장(http://digital.ces.tech/), LG의 Showcase Gallery 및 기조연설 영상

 

놓칠 수 없는 우리 기업들의 온라인 스테이지

삼성과 LG 이외에도 다수의 우리 기업 이름을 참가기업 리스트에서 찾아볼 수 있어 매우 반가웠다. 그 중에서도 국내에서는 주유소 브랜드로 잘 알려진 GS칼텍스(GS Caltex)가 특히 눈에 띄었는데, 이번 CES에서 GS칼텍스는 차세대 에너지 허브(Energy Hub)로서의 새로운 주유소 콘셉트를 선보였다. 드론(Drone)이 배송할 물품을 분배·전달할 뿐만 아니라 드론의 충전·유지보수·보관까지 가능한 정거장으로서, 전기 및 수소차 충전소로서, 스마트하고 편리한 무인 택배 보관함으로서, 전기 스쿠터·소형 전기차 등 공유 교통수단 허브로서, 드론 에어택시 승강장으로서,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하는 주유소가 이렇게 탈바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GS칼텍스의 쇼케이스는 매우 신선하고 인상적이었다. 그 밖에도 색조 메이크업 제품의 텍스쳐와 색상을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는 시스템과 즉석에서 개인 맞춤형 토너를 만들 수 있는 뷰티 디바이스를 선보인 아모레퍼시픽, 기계적 연결 없이 와이어를 통한 전기 신호만으로 작동하는 자동차 핸들 조향 기술을 선보인 만도의 쇼케이스 또한 흥미로웠다.

<(왼쪽부터) GS칼텍스, 아모레퍼시픽, 만도의 쇼케이스>

자료: CES 2021 디지털 전시장(http://digital.ces.tech/), 각 기업의 Showcase Gallery

올해 KOTRA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창원산업진흥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GBSA), 한국무역협회(KITA) 울산지역본부가 함께 구성한 한국관(Korea Pavilion) 역시 처음 경험하는 ‘디지털 전시’ 참여에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뎠다. 한국관에 참여한 우리 기업 Petpuls Lab은 AI 기술을 적용한 반려견 전용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Petpuls’로 CES 2021 혁신상(Honoree)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도 Luple, Microsystems, HHS, AlgoCare, Vtouch, Hills Engineering, Lululab 등 다수의 우리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기업들 역시 혁신상 수상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 인상적이었다. 또한 스타트업 기업들의 참여도 두드러졌는데, 총 341개의 한국 참가기업들 중 무려 126개사가 ‘스타트업’으로 분류됐다. 이러한 우리 스타트업 기업들은 ‘K-Startup’이라는 별도의 파빌리온으로도 구성되어 눈길을 끌었다.

<한국관(Korea Pavilion) 및 K-Startup 디지털 전시장의 모습>

자료: CES 2021 디지털 전시장(http://digital.ces.tech/), 한국관 및 K-Startup 디지털 전시장

 

‘All-digital’ CES, 의의와 시사점은?

이번 CES는 행사 사상 최초의 All 디지털 쇼였다. 이는 분명 상당히 새로운 도전이었으며,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참가기업과 참관객 모두의 안전을 확보하며 온라인상 교류의 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의미 있는 시도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주최사, 참가기업, 참관객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디지털 전시’에는 분명한 한계 또한 있었다.

한국관 참가기업 및 관계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우선 디지털 CES 플랫폼을 통한 내방객과의 교류는 원활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CES 디지털 전시장 내에서 관련 기업 담당자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미팅을 신청할 수 있으나, 이것이 실제로 대화나 미팅의 성사로 이어지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흥미진진한 현장감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전시 현장에서는 특별한 관심 분야가 아니더라도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직접 발견해가는 묘미가 있었으나, 이를 온라인 전시에서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제품 홍보와 노출의 한계는 특히 인지도가 낮은 소규모 기업일수록 어려움이 많았다는 의견이다. 우리 기업을 포함한 외국 참가기업들에게는 시차 또한 감수해야 할 부분이었다. 내년에는 팬데믹의 기세가 한풀 꺾여 라스베이거스에서 CES를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하지만, 올해 처음 시도된 디지털 방식의 CES는 여러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살펴본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한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CES는 여전히 전 세계 기술 업계 트렌드를 주도하는 핵심적인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팬데믹을 겪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기술’과 ‘혁신’의 중요성은 특정 업계·분야를 막론하며 더욱더 커지고 있다. Microsoft의 최고경영자 Satya Nadella는 기조연설에서 “혁신에는 경계가 없다”고 전하며 이제는 어떤 기업이든 모두 ‘디지털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증명하듯이 이번 CES에서는 기술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업계와 분야의 새로운 시도 및 디지털화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CTA의 최고경영자 Gary Shapiro는 “기술은 우리가 더 스마트해지고, 안전해지고, 건강해지고, 행복해지기 위한 도구”라고 언급하며 “지금은 우리가 행동(Act), 혁신(Innovation), 결속(Unite)해야 할 시기이며, 기술은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이처럼 향후 우리 삶에서 ‘기술’의 역할은 점차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되며, 업계에서는 CES가 제시하는 기술의 큰 흐름을 앞으로도 계속 주시할 필요가 있겠다.

자료: CES 2021 공식 웹사이트 및 Digital Venue, 각 기업 디지털 전시장,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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