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나면 소방관들 애먹이는 전기차… ‘조립식 수조’로 진화 실험 –
충북소방본부(본부장 장거래) 26일 119특수구조단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삼척실화재시험연구센터에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과 함께 전기차 화재진압 실험을 실시했다.
강원도 삼척시에 위치한 KCL 시험연구센터는 국내 최고 실물 크기의 첨단 화재 실험 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실내 실험장에서 콘칼로리미터(열방출율 측정기) 등 첨단 측정장비를 활용해 다양한 화재 진압실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최첨단 장비를 갖춘 덕에 국내에서는 최초로 소방대원과 함께 전기차 화재진압 실험을 실내에서 진행할 수 있었다.
실험은 3가지 형식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는 전기차 배터리에 불을 일으켜 산소에 침투를 막는 질식소화포를 이용해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이다.
결과는 질식소화포로 덮여있는 동안에는 불길이 외부로 분출되진 않았으나 차량 내부는 열기가 그대로 진행되는 훈소상태*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1시간 뒤 질식소화포를 다시 걷어냈을 때는 급격한 산소 유입으로 재발화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했다.
*화재시 산소가 없어 불길은 타오르지 않지만 내부에서 열기는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현상
두 번째 실험은 소방관들이 일반적으로 불을 끄는 방법인 주수소화 방식으로 전기차 화재진압을 실시했다.
하지만 내장재나 외부샤시 등만 불길을 잡을 수 있었을 뿐 전기자동차의 배터리팩은 화재진압이 불가능했다.
이는 배터리팩을 감싸고 있는 케이스가 매우 견고해서 외부에서 물을 쏴도 내부 배터리까지 물이 닿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마지막은 실험은 조립식 소화수조를 활용해 차량을 침수시키는 실험을 진행했다. 방법은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를 이동시키지 않고 주변에 수조를 설치해 전기차 배터리 높이까지 물을 가득 채우는 새로운 방식의 진화 작업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으로, 수조에 채워졌던 물이 배터리 높이까지 차오름과 동시에 전기차량 배터리팩에 붙었던 불은 완전히 꺼질 수 있었다.
마지막 실험의 결과에 대해 KCL 최정윤 화재센터장은 “소화수조를 활용한 화재진압 방식이 배터리팩 케이스의 미세한 틈새에 물이 침투하는 데 효과적이었다” 며 “소방대원들이 직접 참여한 이번 실험으로 현실성 있는 결과를 얻게 돼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장거래 소방본부장은 “조립식 수조는 화재현장까지 휴대와 운반이 쉬우며 진화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데 획기적인 대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도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수조를 활용한 전기차 화재진압 실험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