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시민 통신비 31억을 아껴주는 공짜 와이파이
◇ 2023년까지 1,000개소 설치로 약 60억원 이상의 통신비 절감 효과
◇ 해킹방지를 위한 보완 강화 및 지자체와 국가로 이원화된 공공 와이파이 통합 필요
순천 버스터미널 대합실. 오전 8시 45분 고속버스로 순천에 도착하였다. 순천만국가정원으로 가기 위한 교통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낸다. ‘Suncheon_WiFi_Free’라고 표시된 와이파이 신호가 잘 잡힌다. 근처 시내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여 버스 앱을 켜니 역시 여기서도 와이파이가 연결된다. 순천만국가정원을 경유하는 66번 순천교통 시내버스에 올라탔다. 입장료를 확인하기 위해 사이트에 접속하니 시내버스 안에서도 와이파이가 가능하다. 와이파이 속도 측정 앱을 실행해보았다. 다운로드 속도는 25Mbps. 와이파이에 연결된 휴대전화로 영화 예고편을 재생했다. 끊김없는 원활한 속도와 실감나는 영상을 보여준다.
▶‘온누리 와이파이’의 탄생
지난 2012년부터 순천에 설치된 공공와이파이는 2021년부터‘온누리 와이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서울시 공공와이파이가 ‘까치온(ON)’인 것처럼 순천시 공공와이파이의 브랜드 네임이다. 순천시에서는 ‘온누리 콜센터’, ‘온누리 자전거’처럼 시민들이 누구나 이용하고 누린다는 의미에서 ‘온누리’라는 단어를 두루 사용하고 있다.
공공와이파이가 설치된 장소는 시내버스, 버스정류장, 공원, 관공서, 관광지 등 시민과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이다. 수량은 약 600곳에 이른다. 비슷한 규모의 도시에 비해 많은 수량이다. 무엇보다 순천은 2016년 호남에서 최초로 시내버스에 공공와이파이를 도입한 곳이다. 정부 지원없이 자체 예산으로 구축했다.
공공와이파이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공하는 공공 서비스로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무료로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시설이다. 현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디지털 뉴딜 정책을 추진하면서 가계 통신비 절감 방안 중 하나로 공공와이파이를 확대하고 있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예산을 분담해 전국 16개 시·도 대중교통과 공공장소에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지자체에서 공공와이파이 설치 희망 장소를 신청하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설치를 전액 지원하고 통신료는 지자체에서 부담하는 조건이다. 지금까지 설치한 공공와이파이는 전국에 약 6만 개에 이른다.
▶ 순천시는 어떻게 31억 원을 절감했는가?
공공와이파이는 시민들에게 직·간접적으로 경제에 도움을 준다. 즉 가계 통신비에 비용적인 혜택을 준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을 소지한 시민이 일반장소에서는 휴대폰 요금제에 포함된 유료데이터를 이용하여 인터넷과 채팅을 하지만, 공공와이파이가 제공되는 지역에서는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순천시 공공와이파이 접속 건수는 약 270만 건이다. 절감한 데이터 통신료는 자그마치 약 31억 원에 이른다. 이용할 수 있는 공공와이파이 데이터는 무제한 용량으로 이용자 증가에 따른 트래픽 증가는 곧 일반 통신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순천시는 이런 혜택을 간파하고 지속적으로 온누리 와이파이를 확대하고 있다. 2023년까지 와이파이 1,000개소를 설치하여 약 60억원 이상의 통신비 절감 효과를 가져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많이 설치한다고 혜택이 늘어나진 않는다. 아직도 많은 시민들이 온누리 와이파이의 존재를 모르고 통신사의 비싼 데이터 요금제를 이용하고 있다. 시는 내년부터는 ‘온누리 와이파이 서포터즈’를 조직하여 공공와이파이를 널리 알릴 예정이다. 불편사항도 개선하여 ‘온 시민’이 참여하는 ‘온누리 와이파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 시민 모두가 함께 쓰는 공공인프라
사용자가 늘어날 때 가장 걱정스러운 점은 속도다. 공공와이파이에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용량에 제한은 없으나,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면 느려진다. 제한된 대역폭을 사용자만큼 나눠 쓰는 구조다. 일정한 크기의 병뚜껑에 여러 빨대를 꽂아 많은 사람이 마신다고 가정할 때 사람이 많을수록 빨대의 직경은 작아지고 흡입하는 음료의 양은 적어지는 원리다.
해결 방안은 두 가지다. 하나는 데이터를 과도하게 쓰는 ‘헤비 사용자(Heavy User)’를 제한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병목현상으로 초래되는 장애가 거의 없어 추후 사용자 증가를 모니터링하여 필요시 적용하면 된다. 다른 하나는 데이터 대역폭을 늘리는 거다. 광대역 폭을 지원하는 최신의 장비로 교체하여 인터넷에 접속하는 통로를 크게 확장하는 것이다. 시는 내년에 버스에 탑재된 기존 4G(LTE) 장비를 최신 5G 장비로 교체하여 기존 대비 10배 이상의 용량을 확보할 방침이다.
순천시 정보통신과 관계자는 “공공와이파이는 시민들이 통신 복지 혜택을 고루 누리게 하는 게 목적”이라며 “가급적 데이터 사용량이 적은 간단한 웹페이지 검색이나 메신저 이용에 온누리 와이파이를 사용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음을 기억해 달라”고 말했다.
▶ 공공와이파이…해결해야 할 문제
많은 사람이 공공와이파이를 사용할 경우 염려되는 부분은 보안이다. 공공와이파이는 해킹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공공와이파이에는 일반접속용 2.4GHz 대역과 보안접속용 5GHz 대역이 있다.
기존 와이파이는 신호가 암호화되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접속할 경우 해킹 위험이 있다. 그래서 신호를 암호화시킨 다른 경로가 있는 것이다. 이 경로는 모바일 기기 내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모두 ‘wifi’라고 입력해서 접속할 수 있다. 따로 접속하는 과정을 한 번 더 거쳐 더욱 안전하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공공와이파이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바로 지자체와 국가에서 각각 운영하는 공공와이파이로 이원화되어있다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로 순천시에서 자체 구축한 시설과 정부(과기정통부)에서 지원하여 구축한 시설이 그것이다. 접속하는 와이파이 정보(SSID)로 구분해 보면 순천시 자체 구축은‘Suncheon_WiFi_Free’, 정부 지원 구축은‘Public WiFi Free’다. 서비스 이용 중 문제가 생기면 연락해야 하는 곳도 다르다. 순천시에서 구축한 와이파이는 순천시청 정보통신과(061-749-5482)이지만, 정부 지원은 공공와이파이 전용 콜센터(1899-4876)다. 통합해서 운영해야 한다는 지자체의 목소리가 있지만 아직까지 받아들여 지지 않고 있다.
마침내 도착한 순천만 국가정원은 역시 제1호 국가지정 정원답게 공공와이파이 시설이 훌륭하다. 지난 2013년 첫 박람회를 개최하면서 이미 와이파이를 구축을 했고 2023년 두 번째 박람회를 준비하며 대대적인 시설교체와 확충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어쩌면 이번 박람회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온누리 와이파이’를 경험할 수도 있겠다.
– 보도자료 제공 : 정보통신과 통신팀(749-5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