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정부, 2022-2025 농업발전계획 수립을 통해 스마트팜 도입에 적극 나서

국내 스마트팜 기업의 현지 진출 기회 늘어날 듯

요르단은 만성적인 물 부족과 농업 분야 노동력 부족, 불리한 기후조건 등으로 인해 농업 분야 효율성 및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요르단 정부는 지속가능한 농업분야 발전을 위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개년 계획을 발표하는 등 농산업 생산성 향상에 나섰다. 요르단 농업 현황과 우리 기업이 진출 가능한 기회에 대해 알아본다.

요르단 농업 분야 개요

요르단의 국토 면적은 약 890만 헥타르인데, 이중 90%는 건조 기후로 평균 강우량이 연간 150mm를 초과하지 않는다. 북부-동부 고지대 지역(약 4%)만이 연간 강우량 300mm를 초과한다. 2019년 기준 요르단의 총 경작지 면적은 약 25만 6천 헥타르인데 이는 전체 국토 면적의 약 3% 수준이다. 이중 농작물 및 곡물의 재배면적은 약 78,335 헥타르, 채소 재배면적은 44,161 헥타르, 감귤 등의 유실수는 38,646 헥타르 등으로 구성된다.

<요르단 주요 경작물>

[자료: 요르단 농업부]

2020년 기준 요르단 채소의 수출량은 약 30만 4000톤, 수입량은 약 2만 2000톤으로 수출량이 수입량에 비해 약 15배 정도 많다. 주요 수출국은 인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외의 수출국들 역시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의 아랍 국가이다. 대부분의 수입 상대국은 이집트이며 프랑스, 헝가리 등 인접한 국가에서도 채소를 수입한다. 과일의 경우, 수출량은 11만톤으로 채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우디아라비아로의 수출이 가장 많다. 과일 품목의 수입상대국 또한 이집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2020년 요르단 채소 수출입 동향>

(단위: 톤)

[자료: 요르단 통계청]

<2020년 요르단 과일 수출입 동향>

(단위: 톤)

[자료: 요르단 통계청]

요르단이 농업 분야에서 당면한 과제는 주로 세 가지이다. 첫 번째 문제는 심각한 물 부족이다. 유니세프(UNICEF)의 연구에 따르면 요르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물이 부족한 국가로, 국토의 90% 이상의 지역이 연강수량 150mm 미만이다. 설상가상으로 요르단 내에서의 물 수요는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 계속되는 가뭄과 강우량 부족, 인근국 난민의 유입으로 인한 급속한 인구 증가(2011년 500만명대 → 2022년 현재 1,100만명대) 등이 그 원인이다. 현재 요르단에서 1명이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은 148㎥이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95㎥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요르단 최대 규모의 농민연합체인 요르단 밸리 유니온(Jordan Valley Union)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잦은 물 공급 중단으로 인해 대부분의 농민들이 일반 작물대비 물 사용량이 절반 수준에 불과한 병아리콩 등 저소득 작물로 재배품목을 전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노동력 부족이다. 요르단 농업 부문의 고용규모는 산업 및 서비스 부분에 비해 현저히 낮다. 2020년 기준, 농업 부분의 숙련 노동자는 전체 노동자의 1.4%에 지나지 않으며, 나머지 98.6%는 산업·서비스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2018년 조사에 따르면 요르단 농업부문 사업장의 75%가 노동 감독관의 방문을 받은 적이 없는 등, 요르단 노동법은 대부분의 농업 노동자에게 실제적으로 적용되지 못하고 있다. 농업 분야 노동자에 대한 처우도 열악한데, 해당 노동자가 사비를 지불하고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형편이며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포괄적인 임금 보장은 제공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외국인 노동자의 요르단 농업 분야 종사 비중 역시 낮아 농업의 유지가 어려운 실정이다.

세 번째 문제는 지나치게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로 인한 비용 증가이다. 요르단은 사우디아라비아나 UAE와 같은 걸프 국가들과 달리 원유가 생산되지 않는 비산유국에 속한다. 따라서 요르단은 GDP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비용으로 자국 에너지 수요의 94%를 수입으로 충당한다. 자국 농업에 필수적인 정수·담수화 및 물 수송 등에도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수입 가격이 불안정한 경우 기본적인 수도세, 전기세 등과 더불어 노동자 임금, 세금, 교통비, 마케팅 비용까지 증가하여 농장주들의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요르단 정부의 농업 진흥 정책

요르단 농업부는 2022년 1월 17일에 “2022~2025년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국가 계획(the National Plan for Sustainable Agriculture 2022-2025)”을 발표했다. 동 정책은 “2021~2025년 요르단 녹색 성장 실행 계획(Jordan Green Growth National Action Plans 2021-2025)”에서 파생되었으며, 농업 부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총 3억 8900만 요르단디나르 규모의 73개 세부 프로젝트를 포함한다. 이 중에서 2022년에만 45개의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동 정책의 주요 정책 목표는 세 가지인데, 첫 번째 목표는 지역 농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이다. 이를 위해 에너지, 노동, 동물 사료, 비료, 살충제 및 종자 관련 비용을 포함하여 요르단 농가가 부담하는 과도한 운영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시행된다. 여기에 더해 농민을 대상으로 식품 가공 및 과일, 채소의 냉동 및 건조와 관련된 기술을 교육하고, 농작물 재해나 화재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농업 보험 시스템 구축 등의 활동이 포함된다.

두 번째 목표는 농업 부문의 생산성 증가이다. 요르단 정부는 농업 부문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수출경쟁력이 높은 작물을 선별하고 수출 확대 가능성을 연구하고 있다. 또한 농산물 유통 과정에 수반되는 농산물 포장, 마케팅 서비스 등을 농민들에게 제공하여 농업 생산물 공급의 안정화를 꾀한다. 이때 농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농업 부문의 디지털 혁신으로, 요르단 정부는 농민과 농업분야 투자기업을 위한 모든 서비스를 2022년부터 온라인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농업 자금 조달을 위해 지역 농부들에게 소프트론(저금리 대출)을 추진한다.

세 번째 목표는 요르단 관개 시스템 및 수자원 관리의 효율성 향상이다. 정부는 최신 관개기술을 활용하여 농업에 활용되는 물 소비량을 현재보다 30% 이상 줄이고자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수경재배와 더불어 수경재배와 물고기 양식을 접목한 아쿠아포닉스 등의 농업 기법을 농민들에게 권장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관개 시스템 관련 스타트업에 재정적 지원을 진행한다.

<2022년 요르단 정부의 농업진흥 활동 계획>

[자료: 요르단 농업부]

또한 최근 코로나19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식량 공급망이 위태로워지자 요르단 정부는 농업 분야로의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22년 2월에 요르단 국가 농업 연구 센터(NACR)는 프랑스 개발청(AFD)의 자금 지원을 받아 현지 기업가, 농부, 식품 제조업체 및 사업체에 기술, 법률 및 상업적 지원을 제공하는 농업 혁신 인큐베이팅 서비스를 개시했다. 동 서비스를 통해 관개 시스템 효율화, 작물 선정과 육성, 물 재활용 등 기술 개발이 지원될 예정이다. 요르단 정부는 이 외에도 사하라 산림 프로젝트(Sahara Forest Project)나 물 혁신 기술(Water Innovation Technologies) 프로젝트 등 외국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농업 인프라 개선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다.

<요르단 농업 관련 주요 프로젝트>

[자료: 발주처 홈페이지 및 프로젝트 소개자료]

요르단 스마트팜 분야 현황

스마트팜이란, ICT 기술을 농업과 접목해 원격 및 자동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는 농장을 의미하는데 소프트웨어를 통해 농업시설의 온도, 습도 등 작물이 자라는데 필수적인 요소들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스마트팜은 비단 생산 활동뿐만 아니라 유통·소비의 개념까지 포함하며, 농산물의 생산량 증가, 노동시간 감소, 농장 운영 비용 절감 등을 목표로 한다. 현재 스마트팜 기술은 빅데이터 기술과 접목하여 농산물 수확시기, 수확량, 품질까지 예측이 가능하다.

요르단 스마트팜 기업인 Obit Jordan의 AI 농업 어플리케이션 책임자에 따르면, 스마트 관개 솔루션, 에너지 기술, 마케팅 및 유통 기술 등 스마트팜 기술에 대한 요르단 농민의 관심이 높다. 그에 따르면 요르단의 건조한 기후와 물부족 문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농업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최근 요르단 농업 분야에서는 물 부족 사태가 빈번히 이어지고 있는데, 2021년 5월에는 요르단에서 3번째로 큰 농장 집적지인 마다바 주의 하이단 계곡 농민들이 계속되는 물 부족 문제로 정부에 항의하기도 했다. 하이단 계곡에는 총 83개 농장이 있으며 농경지 규모는 500헥타르에 이르는데 재배중인 농작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간당 약 200~250리터의 물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또한 2022년 1월에는 건조한 날씨로 인한 결빙으로 인해 농작물 피해가 잇따랐다. 당시 알-타필라(Al-Tafilah) 주에서는 요르단 계곡의 결빙으로 물 공급이 끊겼고, 온실 내 에어컨은 서리로 인해 작동하지 않았다.

스마트팜에 대한 수요의 증가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요르단에서 12개 이상의 농업 관련 스타트업이 활동하고 있다. 2019년에 설립된 요르단 최초의 농업기술 액셀러레이터 “HASSAD”는 통합 기업프로그램 개발 회사인 “VentureX”에서 운영 중이며 요르단의 농업 기술 및 농식품 스타트업을 위해 설계된 농업 비즈니스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요르단은 물부족과 기후변화가 농업의 가장 큰 문제인 만큼 수경재배나 아쿠아포닉스, 수직 농업과 관련한 스타트업 등이 주를 이룬다.

<2014년 이후 요르단의 주요 농업분야 스타트업>

[자료: HASSAD]

요르단은 약 40억 달러 상당의 식품 및 농산물을 수입하고 약 90%의 곡물 수입 의존도를 가진 국가이다. 따라서 해외기업들은 요르단 농업 분야 투자에 선뜻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요르단 농업 분야의 높은 운영 비용, 높은 세금 및 법적 허가 취득의 어려움은 해외 투자자들의 또다른 투자 장애 요소이기도 하다.

최근 요르단 농장에서는 스마트팜 기술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아래는 요르단의 스마트팜 기술 도입 사례를 표로 정리한 것이다.

<요르단 스마트팜 도입 사례>

[자료: 기업별 홈페이지 및 언론 보도자료]

스마트팜 관련 기업 및 기관 인터뷰

KOTRA 암만 무역관은 더 자세한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자 농장주 및 농업 관련 기관들과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인터뷰1: 요르단 농업분야 투자기업>

[자료: KOTRA 암만 무역관 자체조사]

<인터뷰2: 요르단 농업분야 정부기관>

 

[자료: KOTRA 암만 무역관 자체조사]

<인터뷰3: 요르단 농업분야 민간협회>

[자료: KOTRA 암만 무역관 자체조사]

이와 같은 인터뷰들을 통해 요르단 농업 분야에서 수요가 높은 스마트팜 기술을 정리한 바는 아래 표와 같다.

<요르단 스마트팜 수요 분야>

[자료: 현지 기업/기관 인터뷰 종합]

전망 및 시사점

요르단 농업 분야에서 농부와 농장주는 물 부족, 잦은 기후 변화, 노동력 부족, 세금 및 공과금과 관련된 높은 운영 비용으로 농장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요르단의 농장 중 약 98%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운영되며 스마트 농업 기술을 통합하지 않아 극단적인 기상 조건, 물 공급 감소 및 높은 운영 비용으로 인해 요르단 농부들에게 재정적 부담을 주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스마트 농업으로의 전환은 많은 요르단 농민들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요르단 농장주들은 잦은 농작물 재배 실패와 높은 농장 운영 비용으로 인해 스마트팜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요르단 정부는 자국 농업 진흥 4개년 계획에 3500만 요르단디나르의 대출 예산을 편성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불어 정부는 AI 및 머신러닝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효율적인 관개 시스템 및 스마트 농업 기술에 투자하고자 하는 농부를 지원하고 있다. 단, 일방적인 재정 지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현지 및 외국 민간 부문의 기업이나 참여자를 기반으로 하는 투자 유치가 필수적임을 인지하고 협업이나 지원 가능한 기업 등을 찾고 있다.

국내 스마트팜 기업들은 사계절 재배나 수경 재배 등을 포함한 재배 및 유통 기술, 수직 농장 등 현지 수요에 부합하는 기술을 통해 현지 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한 관개시스템, 모니터링, 관리 소프트웨어, 에너지 시스템과 같은 스마트팜 기술 분야에는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센서 등의 IT 기술이 필수적이므로 관련 기업들의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요르단 농업부, 요르단 통계청, HASSAD, 관계자 인터뷰 및 KOTRA 암만 무역관 자체 조사자료 종합

☞자료출처 : KOTRA 해외시장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