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소득층을 위한 3D 프린팅 주택의 등장
– 저렴하고 짧은 시공 기간이 장점
최근 미국에서는 3D 프린팅 주택 건설 기술력이 입증되면서 저소득층의 주거난을 해소할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건축 방식보다 적은 인력과 저렴한 원가 투입으로 수일 내에 완성된 주거 공간을 만들 수 있다.
3D 프린터, 해비타트의 극빈층 주거 솔루션
최근 미국에서는 주택 공급난과 가격상승이 발생하고 있다. 전국 저소득 주택 연합(National Low Income Housing Coalition)의 2020년 3월 보고서에 따르면, 중위 소득 30% 이하인 가구를 위해 저렴한 임대주택 700만 채가 필요한 상황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실시에 따른 실거주용 주택 수요가 증가하면서 주택 부족이 심화됐다. 또한 미국의 평균 주택가격은 목재 등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2년간 30% 이상 급등했다.
주택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로 낡은 건축 기술로 인한 공사 지체가 언급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100년, 200년 전의 생산성이 낮은 건축기술을 사용해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생산성이 대폭 향상된 3D 프린팅 방식으로 공기를 단축시킨다면 주택 부족 현상이 해결될 수도 있다.
해비타트(Habitat for Humanity)는 저소득층 주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다. 이 단체는 1976년 설립된 이후 저소득층 및 무주택 영세민에게 수십만 채의 저렴한 주택을 건설해왔다. 해비타트는 지난 2021년 1월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저소득층을 위한 3D 프린팅 주택 건설이다. 침실 3개, 욕실 2개가 있는 110㎡ 크기의 3D 프린팅 주택 건설 프로젝트였으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불과 28시간 만에 주택 시공을 마쳤다. 기존 건설 방식으로 지어진 주택과 비교하여 제곱피트당 약 15%의 원가 절감도 이루었다.
<해비타트 3D 프린팅 주택>
[자료: 해비타트]
3D 프린팅 주택 시공은 대형 3D 프린터가 치약을 짜내듯 시멘트를 짜내며 건물의 기본 뼈대가 되는 골조와 벽체를 차곡차곡 쌓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숙련 노동자 없이도 건축이 가능하며, 외부 환경이나 장소의 제약이 없이 3D 프린팅을 설치할 공간만 있으면 된다. 건설 폐기물 배출과 건설 비용도 기존에 비해 크게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미국은 기존에 목조 주택이 일반적이었는데, 3D 프린팅을 활용하면 콘크리트를 이용한 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시멘트는 우수한 단열성으로 냉난방 비용 절감이 가능하며, 토네이도 및 허리케인에 대해 더 잘 견딜 수 있다.
해비타트는 주거 건축 분야에서의 3D 프린팅의 가능성을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입증했다. 물론 3D 프린팅 주택만으로 현재 미국의 주택 부족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지는 못하겠지만 지속가능하고 비용 효율적이라는 점에서 3D 프린팅이 미래 주택 공급난을 해결할 수 있는 주요 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비타트는 이번 경험을 살려 향후 3D 프린팅 주택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 또한 밝혔다.
3D 프린팅 규정 수립은 아직 초기단계
기술 도입이 빠르게 진행되다 보니 미국 3D 프린팅 주택 기술에 대해 아직 명확한 규정이나 표준이 없다. 3D 프린터가 건설산업에 등장하긴 했지만 건축법이 명확하지 않아 아직은 여러 장벽에 부딪히고 있다. 예를 들어, 3D 프린터를 이용한 주택 건설 방식은 2인치 두께의 평행한 한 쌍의 지지벽을 사이에 두고 그 공간 속에 콘크리트를 짜내며 외벽을 만드는데, 미국 정부로부터 지붕 건축 시의 지지벽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지 못해 지붕 공사는 기존 건축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배관 및 배선 작업도 마찬가지로 3D 프린팅 방식에 제한이 있다.
미국에는 통일된 건축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주 및 도시들은 기본적으로 국제 건축 규정을 따르고 있지만 자체적인 건축 규정 또한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국제 건축 규정인 ICC(International Code Counsel), IRS(International Residential Code), IEC(International Energy Conservation) 총 세 가지 표준 코드를 따르며, 건축 시공이 끝나면 이 세 가지 규정 중 하나의 규정을 통과해야 미국에서는 주택 사용이 승인된다. 해비타트의 3D 프린팅 주택도 정부 관계자들과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과 의견 조율 끝에 만들어졌다.
시사점
3D 프린터 업체 관계자는 KOTRA 시카고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건축물의 경우 용도나 법률에 따른 설계나 디자인 제약이 있다. 이러한 부분을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전문 프린팅 기업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것이다”고 전했다. 극빈층 주거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한 해비타트도 3D 프린팅 기술 기업이 아니다. 실제 주택 외벽 시공을 한 3D 프린팅 기업은 아이오와에 위치한 Alquist이라는 기업이다. 건설 3D 프린팅 기술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고 있긴 하나 기술력부터 건축 디자인, 상품화, 안정성 검증에 이르기까지 개선될 수 있는 부분들이 많다.
한국도 기관 및 기업에서 3D 프린팅 기술 개발을 마쳤다. 다만 현재까지는 법적으로 3D 프린팅 건축물에서 사람이 거주할 수 없어 상용화 단계에 막혀있는 상황이다. 우리 기업들은 해외진출을 위해 미국의 법률 변화와 기업들의 움직임을 참고해 향후 3D 프린팅을 통한 건축업계 현황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료: Habitat for Humanity, National Low Income Housing Coalition, ICC, IRS, IEC,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