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키 주요 14개 도시 기반 메타시티 설립 프로젝트 시행 중

– 민간 기업 주도로 성장 중인 터키 메타버스 생태계

메타버스 개념

메타버스(metaverse)는 가상,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메타버스는 실제 생활과 연결된 가상 세계를 뜻한다. 즉, 가상현실, 증강현실의 상위 개념으로써 가상의 공간에서 엔터테인먼트, 쇼핑, 금융활동 등 모든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구체적으로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의 전반적 측면에서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생활형, 게임형 가상 세계라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한다.

터키 메타버스 정책은 수립단계

터키의 메타버스 생태계는 여느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형성 초기 단계에 있다. 터키에서 ‘메타버스’를 명시한 정책 수립이 언급된 것은 올해 1월이 처음이다. 현 집권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은 터키 최초 메타버스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는 메타버스와 관련된 정책 및 규제의 필요성과 가상화폐 관련 법안이 논의 되었다. 이어서 3월에는 Forum Metaverse를 개최하여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관련 인프라 구축과 기술 및 인재 양성에 대해 연설했다.

<터키에서 시행된 첫 메타버스 회의(좌)와 Forum Metaverse 행사(우)>

 

[자료: 정의개발당(AKP) 정보통신기술 공식 트위터 계정, Anadolu Agency]

민간 차원에서 더욱 활발한 터키 메타버스 생태계

정부 차원에서는 정책 수립 단계에 있지만 현지 기업들은 이미 메타버스에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체험 중심적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많이 증가했다. 특히 문화예술 분야를 집중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터키의 IŞ Bank나 Atatürk University에서 진행한 메타버스 전시회가 대표적이다. 두 기관은 메타버스상에서 각자 소유하고 있는 NFT 작품을 전시했다.

<IŞ Bank(좌)와 Atatürk University(우)의 메타버스 전시회>

 

[자료: IŞ Bank, Atatürk University 홈페이지]

터키 3대 통신사 중 하나인 Vodafone은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Decentraland에 가상 매장을 오픈했다. 고객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만든 후 매장을 방문해 Vodafone의 서비스와 각종 문화 컨텐츠를 경험할 수 있으며, Vodafone의 각종 상품과 혜택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 또한 옆에 있는 다른 건물에도 이미 몇몇 기업이 입주해 의류 및 향수 쇼룸을 준비 중이다. 다만, 현재는 온전하게 메타버스 내 서비스 제공 및 고객지원이 어려워 매장 내에 클릭하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플랫폼으로 연동되는 장치를 추가하여 추가 지원하고 있다.

<Decentraland에 입주한 Vodafone과 현지 의류업체>

 

[자료: Decenratland]

뿐만 아니라, 터키의 유명 남성복 브랜드인 Damat Tween은 새로운 컬렉션을 메타버스에서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브랜드 매장에서 게임을 즐기며 소비자들은 Damat Tween의 새 컬렉션을 구경하고 자신의 아바타로 착장 후 NFT 구매도 가능하게 할 방침이다.

<Damat Tween의 메타버스 컬렉션 홍보 이미지>

[자료: Damat Tween]

Metaverse of Türkiye

터키의 개발자들과 VR 개발 기업 등 총 11인의 기업인이 모여 결성한 민간 프로젝트 Metaverse of Türkiye가 올해 2월 발표됐다. 이 프로젝트는 터키 내 총 14개의 도시를 채택하여 메타버스상에 각 도시의 유적을 포함한 관광지들을 그대로 구현하고 쇼핑몰, 운동경기장, 엔터테인먼트, 콘서트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Metaverse of Türkiye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고유의 가상화폐 Metakent Token도 출시되었다. 올해 3월부터는 메타버스 내 토지 선분양도 시작되었다. 프로젝트 완료까지 예상 소요 기간은 약 5년이며 현재 투자규모는 1400만 달러다. 프로젝트를 위해 선정된 도시는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 안탈리아, 볼루, 하타이, 디야르바크르. 트라브존, 삼순, 우르파, 무을라, 사이프러스다.

이처럼, 터키도 메타버스 부동산 매매가 활발하다. 메타버스는 특성상 현실 기반이더라도 여러 개의 플랫폼이 구축된 경우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하다. 이 중에 이스탄불을 기준으로 현재 가장 거래가 활발한 곳은 OVR Land와 SuperWorld가 있다. 각각 토지 매매 평균 가격은 378 달러와 426 달러다. 현실에서도 인기 많은 유럽지구의 상업 지역이나 랜드마크 등은 메타버스에서도 인기가 있어 가격대가 비교적 높게 형성되는 반면 아나톨리아와 가까워지는 아시아지구의 주거 지역은 매매가가 낮게 형성되어 있다. 이 외에도 앙카라, 이즈미르, 안탈리아 등 주요 도시들도 메타버스 내에서 토지가 활발히 매매되고 있다.

<OVR Land와 SuperWorld에서 판매 중인 이스탄불 토지>

 

[자료: Webtekno]

시사점

터키도 메타버스와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며 AR/VR/XR 등의 연구개발을 언급하고 인재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수립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터키 정부의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방향성과 계획을 유추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선진 국가들의 사례를 비추어 봤을 때 터키 역시 메타버스 실현을 위한 기술 투자와 정책 지원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아직 정책과 법안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메타버스 관련 NFT 거래는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게임과 플랫폼 구분이 모호한 상황이며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부동산 등 자산 매매에 대한 법이나 규제가 없어 투자 손실이나 피해 방지를 막기 어렵다. 현지 메타버스 부동산 거래업체 관계자는, 분명 터키의 메타버스 부동산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워낙 다양한 채널에서 가상 부동산을 판매하기 때문에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자산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상품 중에 장기적 자산 가치를 보증하는 것을 가려내야 한다고 전했다. 메타버스 부동산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경쟁력 있는 자산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은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미비한 것을 고려하여 투자하기 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한 터키의 메타버스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플랫폼과 공급자 위주의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다. 한국의 경우 메타버스 콘텐츠 내에서 소비자가 자체 제작,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판매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일례로 한국의 웹디자이너나 개발자, 심지어는 대학생들도 제페토에서 의상 등을 제작해 판매하여 부수입을 얻고 있다. 그러나 터키는 아직 메타버스 개념이 생소하고 확산이 더딘 탓에 이용자는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컨텐츠만 소비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관련 직종은 물론, 대학생과 일반인들도 쉽게 메타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하여 터키에 보급할 경우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 실현을 위해서는 VR/AR 등의 기술이 필연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터키는 아직 해당 부분을 외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터키는 처음으로 블록체인과 메타버스에 관련된 전시회를 개최한다. Istanbul World Trade Center에서 12월 22~25일까지 총 4일간 열릴 예정이며 자세한 내용은 https://blockchainexpoworld.com/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자료: Hurriyet, AKP, Anadolu Agency, Metakent, IHA, Vodafone, IŞ Bank, Atatürk Univerdity, Artdog Istanbul, CNN TURK,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자료 종합

☞자료출처: KORTA 해외시장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