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디지털 전환기 메타버스 혁신 가속

– 어려운 글로벌 경제, 정치 환경 속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활로 모색

–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현지 금융투자, 글로벌기업 투자관심 고조

유럽 최대 스타트업 행사 비바테크

지난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전시회 비바 테크놀로지(이하 줄여서 비바테크)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외형만 보았을 때 올해 비바테크는 대성공이라고 할 만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면서 9만 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직접 행사장을 찾았고, 유명인들의 발길도 여전히 이어졌다. 2천 개가 넘는 기업들이 전시를 했는데, 화려한 전시 공간을 가진 대기업들도 많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선보인 스타트업들 역시 주목을 받았다. 2016년에 시작한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비바테크는 명실상부한 유럽 최대 스타트업 이벤트로 확실히 자리매김 했다는 느낌이다.

비바테크가 올해 이런 외형적 성공을 거둘 수 있던 주된 요인 중 하나는 스타트업의 대중화 덕분이라는 생각이다. 프랑스에는 이미 2만 개 이상의 스타트업들이 생겼으며, 유니콘이 된 스타트업도 27개에 달한다. 작년에 프랑스 스타트업들이 투자 받은 금액은 약 120억 유로인데 이는 역대 최대 금액으로 전해인 202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단순히 수치만이 아니라 스타트업들이 내놓은 혁신적인 기술들은 프랑스인들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서 아무리 전통을 좋아하는 프랑스인들이라고 하더라고 스타트업 없는 경제나 일상을 상상하기 어렵게 되었다.

내용면에서 봤을 때 올해 비바테크는 뉴 노멀 시대 스타트업의 새로운 역할을 다루고자 했다. 코로나19 사태의 극복을 다같이 축하하면서, 뉴 노멀 시대에 인류가 당면한 과제들을 짚어 보고 어떻게 혁신과 기술을 통해 이 문제들을 해결할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 기업들은 탄소제로와 포용이라는 전지구적 과제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제공하고자 했으며, 가속화 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 속에서 웹3.0과 메타버스는 주 화두가 됐다. 또한 모빌리티와 일의 미래에 대한 논의에서도 뉴 노멀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흐름이 항상 그 배경을 이루고 있었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토론 하는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자료: 기고자 보유자료]

창업 생태계가 처한 어려움

올해에도 비바테크를 찾은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창업 생태계가 달성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2017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2025년까지 25 개의 유니콘 기업을 만들자고 했는데 3년이나 앞당겨 당초 목표를 달성한 상황에서 2030년까지 100개의 유니콘 기업 만들기를 새로운 목표로 내세운 것이다. 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프랑스 창업 생태계가 가진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게 꼭 필요한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아직 미국이나 중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기술인력 채용도 어려운 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투자 장려와 교육 정책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동시에, 민간과 공공 사이의 협력을 확산하고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성공하게끔 도울 수 있는 법과 제도를 도입할 것을 약속했다.

비바테크에서 모든 게 장미빛만은 아니었다. 코로나19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야기된 새로운 위기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이와 맞물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최근에 스타트업들의 투자유치는 더욱 어려워졌다. 자금줄이 말라서 잘 나가던 스타트업들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한다는 소식을 듣는 요즘이다. 이런 사정 때문인지 대규모 투자에 대한 얘기보다는 평화 혹은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에 대한 담론들이 더 많이 들렸던 올해 행사였다. 전반적으로 스타트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면서 정부와 정책, 규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연사들이 많이 보였다.

<비바테크를 찾은 부산, 울산 지역 스타트업 대표들>

[자료: 기고자 보유자료]

한국 스타트업들의 활약

올해 비바테크를 찾은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도 많아서, 스타트업, 투자사, 대기업, 공공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마주칠 수 있어서 반가웠다. 특히 필자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은 총 6개 한국 스타트업들과 더불어 비바테크에 참여했다.

스타트업들의 프로파일은 다음과 같다.

· L사: 젊은 한국 작가들의 작품 판매를 위한 글로벌 온라인 갤러리 운영

· A사: 망막 영상 데이터를 활용한 치매 조기 발견 플랫폼 개발

· C사: 스마트 조난 알리미 개발 및 판매

· T사: 갑상선 질환 토탈 캐어 솔루션 글랜디 개발

· P시: 글로벌 금융 데이터 플랫폼 프리즘스튜디오 개발

· M사: 전세계 한류 팬들을 위한 메타버스 교육 플랫폼 더디렉터 운영

올해의 경우 별도의 한국관이 없는 관계로 부산, 울산 지역 스타트업들은 스위스관에서 해외 고객, 파트너사,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사업을 소개할 기회를 가졌다. 또한 마이글로벌빌리지에서 조직한 글로벌 피칭 콘테스트에도 참여했는데, 우리 스타트업 들이 당당히 해외 스타트업들을 제치고 입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상을 받은 기업들은 향후 다른 콘테스트에 초대 받아 지속적으로 해외에 자사의 혁신적인 솔루션을 알릴 기회를 갖게 된다.

이밖에도 KIC 유럽은 자체 전시 공간을 마련해 이미 유럽에서 사업을 하고 있거나 유럽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스타트업들을 초대했다. 여기에 참여한 기업들 중에는 온라인 실시간 교육 기업, 타투 프린터를 개발, 판매하는 스타트업 등이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또한 오랑즈, BNP 파리바, 루이뷔통 등 프랑스 대기업들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한 한국 스타트업들도 다수 있었으며, 대부분 내실 있는 성과들을 거둘 수 있었다.

한국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에 대한 필요와 욕구가 늘어나고, 유럽 그리고 프랑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 비바테크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숫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곳에서 짧은 시간 동안에 프랑스 창업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들을 모두 볼 수 있고, 사업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사나 투자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매력이다. 게다가 스타트업계의 최근 동향을 파악하고, 해외 각국에서 온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얻을 수도 있다. 벌써부터 한국 스타트업들과 함께 방문할 2023년 비바테크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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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 KORTA 해외시장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