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춘, 미국 전기차 시장 2028년 1374억 달러 규모로 성장 예상
– 전기차 폐차 이후 배터리 재사용과 재활용 이슈 본격화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에 따라 미국 내 전기차 시장은 2022년 기준 75만 대에서 2025년 203만 대, 2030년에는 602만 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12월 순수 전기차(배터리로만 구동)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앞질렀다. 다수의 자동차 업체들은 친환경 추세에 맞추어 전기 자동차를 가능한 한 빨리 시장에 내놓기 위해 앞다투어 고민하고 있지만 전기차가 친환경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 곧 1조 달러 이를 것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 글로벌 플래츠(S&P Global Platt)는 2016년을 정점으로 전 세계 내연기관차의 판매량은 이미 내림세에 접어들었다고 발표했다. 2030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30% 이상을 전기차가 차지, 2040년에는 점유율 54%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Automotive News)에 따르면, 미국의 2022년 1분기 차량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11만 3882대를 판매하여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4분기 대비 판매량이 59% 증가한 수치이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능력에 따라 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되는 전기차 보조금 및 전기차 인프라에 대한 각국 정부의 투자는 전기차 시장 확대를 가속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2일(현지 시각)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30억 달러(약 3조8000억 원)의 인프라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 발표했으며,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전체 차량에서의 전기차 비중을 50%로 확대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내 차량 판매량 11%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 또한 2030년까지 전기차의 비중을 61%로 설정한 바 있다. 전문 조사 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0년에서 2026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가 4배 이상 증가해 2026년에는 약 1조 달러(약 10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 세계 전기차 시장규모 예측(2020, 2026년)>
(단위: US$ 10억)
[자료: Statista]
전기차 제조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 내연기관차보다 약 30~40% 높아
전기차 배터리의 원료를 채굴하고 제조, 폐기하는 과정은 친환경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미국 CNBC는 운행 전반을 살펴볼 때 전기자동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친환경적인 것은 맞지만, 제조나 전력 수급 과정에서 여전히 환경문제를 일으킨다고 보도했다. 전기자동차는 현재 미국에서 1마일(약 1.6km)당 20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자동차를 운행할 시에는 탄소가 배출되지 않지만 전기자동차 충전소에 공급되는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공정은 환경에 많은 문제를 초래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재충전이 가능한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한다. 리튬이온전지에 들어가는 코발트와 리튬 등의 원자재를 채취하기 위해 광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환경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전기차의 원자재와 부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도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케임브리지 환경·에너지·천연자원 관리센터(Cambridge Centre for Environment, Energy and Natural Resource Governance) 크노블로흐 박사(Dr Florian Knobloch)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이 내연기관차보다 대략 30~40% 더 많다고 밝혔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제조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 비교>
(단위: 톤)
[자료: De Correspondent]
전기차 친환경은 배터리 순환 생태계 구축이 우선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발전은 폐배터리 처리 문제를 악화시켰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평균 최대 10년을 예상하지만, 전기차 보급의 확대로 인하여 폐배터리의 배출량이 그만큼 많아졌다. 이는 전기차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산업에 대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과 스타트업들의 관심을 모았다.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2028년까지 리튬 이온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연평균 증가율(CAGR) 18.5%로 65억5000만 달러(약 8조 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전 세계 리튬 이온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17억 달러(약 2조1000억 원)였지만, 산업계의 자금 투입으로 인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 세계 다양한 스타트업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테슬라(Tesla) 최고 기술책임자(CTO) 출신의 JB 스트라우벨(JB Straubel)은 폐배터리를 재활용하기 위해 2017년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를 설립했다. 레드우드 머티리얼즈는 CNBC 인터뷰에서 자사의 공정을 통해 폐배터리에서 기존에 사용된 리튬 80%, 니켈, 구리, 코발트 95~98% 이상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회사는 2030년까지 연간 500만 대의 전기차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재생산 배터리를 양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레드우드 머티리얼즈는 빌 게이츠의 Breakthrough Energy Ventures, 아마존(Amazon)의 Climate Please Fund, Baillie Gifford, Goldman Sachs Asset Management를 포함한 주요 투자자들로부터 7억 달러의 시리즈 C의 투자를 받은바 있으며, 기업가치는 37억 달러(약 4조3800억 원)으로 추산된다. 한편 블룸버그NEF(BloombergNEF)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전기차에 재공급하게 된다면 배터리 팩 생산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를 41%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Redwood Materials사의 배터리 재활용 공정 과정>
[자료: Redwood Materials,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편집]
한편 국내 기업들도 폐배터리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월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 LLC)’는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사용 기술을 가진 피엠그로우(PMGROW)에 지분을 투자해 전기버스 배터리를 재사용한 ESS 개발 사업 추진을 진행하고 있다.
<폐배터리 재사용(Reuse)과 재활용(Recyle) 차이>
[자료: SK이노베이션]
시사점
미국 정부의 전기차 관련 인센티브 및 인프라 확충과 맞물린 고유가 영향은 전기차 판매량에 많은 영향을 끼쳐 매 분기 판매량을 경신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배터리 기술 발전으로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만큼의 운전 가능 거리가 증가했고 AI, 빅데이터가 접목된 전기차 제조부터 구매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전기차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기 충분했다. 하지만, 전기차의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과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전기차가 탄소 중립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낳았다. 폐배터리 내의 리튬, 코발트는 중금속 포함하고 있어 전기차가 친환경과 거리가 멀다는 회의적인 관점에 힘을 실었다.
폐배터리의 증가는 또 다른 신산업을 만들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는 전 세계 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가 2020년 111억 달러(약 14조2600억 원)에서 2030년에는 666억 달러(약 85조5800억 원)로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기업들이 폐배터리 시장 점유를 위한 큰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 그 예로 폴크스바겐(Volkswagen)은 독일 중부 잘츠기터(Salzgitter)에 배터리 재활용 시설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지속 가능성 분야 관계자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 폐배터리 공정 및 재활용 기술에 대한 정부와 민간기관의 투자와 인프라 확충은 전기차 배터리 순환 생태계를 더욱 가속화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배터리 순환 생태계’는 전기차 시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차 제조과정에서부터 전력 보급 과정까지의 100% 탄소중립 및 친환경 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순환 생태계에 대한 전 세계 소비자들의 꾸준한 관심은 순환 생태계를 더욱 견고히 할 것이다.
자료: Statista, Fortune Business, TechCrunch, BloombergNEF, S&P Global Platt, Automotive News, Science, SK Innovation, Allied Market Research 등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