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탄소배출 감축 정책과 에너지가격 상승 영향으로 ESS 수요 대폭 증가
–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꾸준한 증가세 유지할 전망
에너지 저장시스템 유럽 시장 급성장 원인은?
유럽 연합의 탄소배출 감소 정책에 따른 그린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해 EU 회원국 정부들은 재생 에너지 생산 시설과 ESS 개발 및 설치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유럽연합의 에너지 정책이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과 맞물려 ESS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유럽 내 천연 가스 수급장애 및 에너지 사용량 증대 등으로 2021년 초부터 10월 말까지 채 1년이 되지 않는 기간 동안 가스 가격이 450% 폭등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또 그에 따른 유럽의 제재로 인해 러시아 가스 공급이 급감하며 계속되는 가격 상승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생산 분야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풍력, 태양광 발전 등 그린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여 에너지 가격을 안정화하려는 정부와 산업계의 노력으로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 저장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ESS는 기후 여건이 좋을 때 잉여생산된 에너지를 장기 저장해두고 기후 여건이 좋지 않아 에너지 생산량이 떨어질 때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로, 불규칙한 날씨의 영향으로 일간 에너지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은 재생에너지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배터리 관련 기술 발전과 생산 시설 확대로 인한 ESS 설비 및 설치비가 저렴해져 에너지 저장 설비에 대한 일반기업과 개인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도 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ESS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주요 국가들은 산업용,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 구입·설치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ESS 설치를 독려하고 있어 시장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발전에서 에너지 저장 원리>
[자료 : Energy Storage Targets 2030 and 2050 by European Association for Storage of Energy(EASE), KOTRA 브뤼셀 무역관 번역]
유럽ESS 시장 동향
ESS시장은 크게 전력공급자측과 소비자 측으로 분류되며 소비자 측은 다시 가정용과 산업용으로 구분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에서 생산된 전력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 전까지 저장하기 위한 전력공급기업측 ESS 시장은 2015년 이후 72.9% 확대되었지만 2019년 재생에너지 개발 관련 대형 프로젝트 지연으로 인한 일시적 침체기를 겪기도 했다. 소비자측 중 가정용 설비는 지속 성장해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78.3% 성장했으며, 기업용 설비는 같은 기간 내 99% 성장했다. 유럽에너지저장협회(EASE)의 6월 발표에 따르면, 2022년 5GW 규모의 신규 배터리가 설치되었으며, 누적 10GW 이상의 배터리 용량이 가동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2030년까지 누적 배터리 용량은 57GW로 예상하고 있다. 단, 최근 공급망 차질 및 원자재 부족으로 인해 2023년과 2024년에는 설치율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국가별 연간 배터리 설치 현황>
(단위: MW)
[자료: DELTA-EE (2022.6)]
유럽 시장 내 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이 가장 큰 지역은 영국과 독일이며, 아일랜드, 이탈리아 등의 시장이 그 뒤를 따른다. 이 외에도 시장 규모가 작은 벨기에, 네덜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들의 시장에서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작은규모에도 불구하고 사업 기회가 많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시장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유럽 ESS시장 주요 기업 현황
유럽 ESS시장을 주도하고있는 삼성 SDI, LG 화학 등 우리 기업들과 중국의 BYD가 TOP3 기업으로, 전체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 SDI는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추가로 1조 원을 투자해 생산규모 증설을 추진 중에 있다. LG 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의 생산시설에 이어 독일·스페인 등에 제 2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SK온(구 SK이노베이션) 역시 헝가리에 2개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추가 공장 건립을 위해 70만㎡ 규모 부지를 확보했다. 한국 기업들의 유럽 시장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어 중국 및 유럽 현지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며, 유럽연합의 현지 배터리 기업 양성을 위한 노력과 역외권 국가 기업들에 대한 견제도 심화되고 있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 EU 내 에너지 수급에 큰 차질이 빚어지면서 지난 5월 EU 집행위원회는 REPowerEU 에너지 정책을 발표했다. 이 정책은 특히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증대하고 시설 설치 허가를 간소화하는 “go-to area”를 지정하는 등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확대하기 위한 주요 목표치를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럽 충전·리튬배터리 산업협회 RECHARGE의 총책임자인 Claude Chanson은 무역관에 다음과 같이 전했다. “현재 EU의 에너지 정책 목표와 지정학적 요인을 고려했을 때, 배터리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설비의 설치가 가속화되는 현 상황에서, 배터리에 대한 정책 또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증가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와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하려면 배터리 제조 설비에 대한 신속한 허가 절차도 필요하다.” 이처럼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목표 설정이 요구되는 가운데, 관련 EU의 대응을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
배터리와 관련한 법안을 주목할 필요도 있다. 지난 3월 지속가능한 배터리 규제안이 의회 및 이사회를 통과해 현재 3자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 규제안은 유럽 그린딜의 일환으로, 2006년 배터리 지침에 비해 에코디자인, 재활용 및 수거, 공급망 실사 등 지속가능성 및 자원 순환 요소가 추가되었다. 진출을 모색하는 기업들은 신 배터리 규제안을 참고해 시장 진출 및 협업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태양광, 풍력 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에너지 수요에 대한 안정적 공급을 위해 에너지 저장장치에 대한 수요도 동반 상승하고 있어 ESS 시장 확대는 당연한 수순이다. 에너지 발전 뿐만 아니라 최근 전기차의 수요도 증가하면서 전기차의 중고·폐배터리를 활용한 배터리 재사용도 확대될 전망이다. 폐배터리 재사용의 사례로 ESS가 각광을 받고 있으며, 관련 부품·소재의 납품, 기술·솔루션 등의 협업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또한 현지 프로젝트 참여를 통한 밸류체인 전후방 기업과 협력으로 유럽 시장 진출을 시도해볼 수 있다.
자료원: EASE(European Association for Storage of Energy 유럽에너지저장협회), EURO BAT(유럽연합 배터리 협회), Energy Storage World Forum, EU 집행위원회, Delta-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