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최우선 정책 목표로 제시되는 카라바흐 지역의 부흥 프로젝트
2022년 현재 아제르바이잔 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우선하는 정책은 바로 카라바흐 지역의 재건투자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에너지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앙등한 고유가로 아제르바이잔의 재정은 여력을 갖게 됐다. 고물가로 인한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아래 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아제르바이잔의 경제는 활기를 띠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의 GDP 지표 >

구분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1-6.

명목 GDP(10억 AZN)

70.33

80.09

81.89

72.43

92.86

63.3

명목 GDP(억 달러)

40.87

47.11

48.17

42.61

54.62

37.24

1인당 GDP(현재가)(AZN)

7 226

8,156,2

8 268,8

7 262,8

9,296.3

6,304.9

1인당 GDP(현재가)(US$)

4 198

4 797,8

4 864,0

4 272,2

5,468.4

3,708.8

실질 GDP성장률(%)

0.2

1.5

2.5

-4.3

5.6

6.2

[자료: 아제르바이잔 통계청(www.stat.gov.az)]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고유가로 인해 확보된 추가 재정을 더욱 적극적으로 카라바흐 지역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카라바흐 지역에 워낙 많은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관계로 다른 지역의 건설 현장에서는 포크레인 및 트럭 등 중장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다.

 

아래에서는 카라바흐가 가지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에서의 역사적 의미와 재건 프로젝트의 현황을 알아본 후 우리 기업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카라바흐 지역의 아제르바이잔 역사에서의 의미

(위치 역사)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제르바이잔 중서부에 위치하며, 19세기 초 러시아 차르에 의해 아르메니아인들이 정책적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아제르바이잔인들이 거주했다. 러시아 제국은 남코카서스 지역의 소수민족 간 견제를 위해서 이슬람을 믿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인들이 역사적으로 살고 있었던 카라바흐 지역에 수만 명의 정교회를 믿고 있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의도적으로 정착시키게 됐고 이는 자연스럽게 인종 및 종교 갈등의 씨앗으로 이어졌다.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및 카라바흐 지역의 위치>

[자료: 알자지라 홈페이지(https://www.aljazeera.com)]

 

(1전쟁) 카라바흐 지역의 아르메니아인 수가 증가하면서 아제르바이잔 주민들과 민족 갈등이 있게 됐고 소련이 힘이 약해지면서 연방국가들의 원심력이 강해지던 1988년 경부터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충돌은 노골적으로 표면화되고 격화됐으며 1992년에는 급기야 대규모의 전면 전쟁이 일어나게 됐다(1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 1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은 아르메니아의 승리로 마무리됐고 해당 지역은 국제법상으로는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였지만 실질적으로 아르메니아가 사실상 점령하는 분쟁지역이 됐고 그 이후로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과의 충돌은 계속 있어왔다.

 

< 1차 전쟁 이후의 나고르노-카라바흐 상황 >

[자료: defence.az(https://defence.az/az/news/143959)]

 

(2전쟁) 2차 전쟁은 2020년 발생됐고 44일간의 치열했던 전쟁은 터키제 바이락타르 드론의 활약 및 전반적인 국방 장비의 질과 양에서 우세를 보였던 아제르바이잔 측의 대승리로 마무리가 됐고 나고르노-카라바흐의 많은 지역을 아제르바이잔이 수복하게 된 것이다. 이 전쟁을 통해 30년간 아르메니아의 점령하에 있었던 많은 지역을 반환받게 됐으며 문화적으로 역사적으로 그리고 군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수샤(Shusa) 지역을 아제르바이잔 측이 점령하게 되면서 나머지 미수복지역에 대해서도 유사시 손쉽게 탈환할 수 있는 전략적인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에 아제르바이잔의 알리에프 대통령은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분쟁을 나타내는 과거 개념의 언어로 이제 분쟁은 사라졌고 아제르바이잔이 이 지역의 정당한 통치자라는 의미에서 ‘카라바흐’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으며 해당 명칭 사용을 주변국에도 요청하고 있다.

 

<2차 전쟁 이후 아제르바이잔이 수복한 카라바흐 지역>

[자료: BBC(https://bbc.co.uk)]

아제르바이잔 최우선 정책 목표가 카라바흐 지역의 재건 투자

 

(복구 정책) 30년간 수복하지 못했던 영토의 회복은 역사적으로도 정당성을 부여받았고 전쟁의 승리로 아제르바이잔은 자신의 민족성에 대해서 크게 인식하게 되면서 지도자인 알리에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 또한 매우 높아지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의 평화 협정 이후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즉시 수복된 카라바흐 지역의 오염 제거, 재건, 재건 및 재통합 작업에 착수했으며 우선 “아제르바이잔 2030-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한 국가 우선 순위” 승인에 대한 대통령 명령을 발령하였다.

 

(경제지역지정) 2021년 7월 7일 대통령령 제1386호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의 새로운 경제구역 분할에 따라 카라바흐 지역과 7개의 인접지역 영토에서 2개의 새로운 경제지역이 승인되게 됐다. (https://president.az/az/articles/view/52389):

<새롭게 승인된 2개의 경제 지역>

[자료: 아제르바이잔 경제부(KOTRA 바쿠 무역관 편집)]

 

(부흥 기금) 카라바흐 지역의 활성화, 재건과 아제르바이잔 기존 지역과의 통합을 목적으로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카라바흐 부흥 기금을 설치하였다. 부흥기금은 카라바흐 지역의 회복과 재건, 지속 가능한 경제 및 높은 번영을 가진 지역으로의 전환을 위한 재정적 지원에 전적으로 사용되게 된다. 2022년 정부 예산에서 카라바흐 재건을 위해 배정된 자금은 22억 마나트(13억 달러)였으며, 2022년 7월 의회가 및 대통령이 승인한 “2022년 국가 예산 수정안”에서 해당 기금에 4억7000만 마나트(2억5000만 달러) 증액한 26억 마나트(15억5000만 달러)가 됐다. 고유가로 추가 확보된 재정을 부흥기금의 증액에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등 당분간 카라바흐 재건이라는 정부의 최우선 정책목표의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라바흐 장길란 지역의 악알르 마을의 재건투자 전후 사진>

수복 당시의 모습

재건투자 후의 모습

[자료: azertag.az(https://azertag.az/xeber/Zengilan_rayonunun_Birinci_Agali_kendi-2224367), Vergiler.azhttps://vergiler.az/news/official/18437.html]

 

카라바흐 지역의 주요 재건 프로젝트 현황

카라바흐 지역의 프로젝트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될 수 있다. 우선 수복된 카라바흐 지역과 기존 아제르바이잔 영토를 육로 및 하늘길로 연결하는 인프라 프로젝트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카라바흐 지역의 개발로 단순한 건설이 아닌 스마트팜, 스마트그리드, 스마트 빌리지 등을 연결하는 그린 및 첨단 도시로의 육성이 그 두 번째 프로젝트이다.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

(육로 연결총 1,516.3km에 달하는 15개의 도로가 아르메니아 점령에서 해방된 지역을 기존 아제르바이잔 도시와 연결하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15개 도로 중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는 승리의 길(Victory Road) 건설이다. 왕복 2차선 101.5km 구간이 불과 10개월 만에 완공됐고 개통식은 2021년 11월 7일에 열렸다. 이 도로는 알칸리 마을, 푸줄리 국제공항, 타글라르, 쉬샤 등 카라바흐 지역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도로이다. 그 외에 토그하날리-켈베제르-이스트수 4차선 도로(80.7km), 켈베제르 라츤2차선 도로(72.8km) 등 다수의 도로건설 프로젝트가 터키 및 아제르바이잔 건설사를 중심으로 진행 중에 있다.

<승리의 길 도로의 푸줄리 국제공항 표지판 모습>

[자료: 아제르바이잔 뉴스(https://www.azerbaijan-news.az/posts/detail/ilham-eliyevin-zefer-yolu-1634767721)]

(공항 건설수복된 카라바흐 지역에 건설된 첫 번째 공항인 푸줄리 국제공항은 2021년 10월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아제르바이잔과 터키 건설사가 진행한 이 프로젝트는 착공을 시작한지 불과 8개월 만에 완성했으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인정을 받아 국제공항으로 개항했다.

<푸줄리 공항 전경>

[자료: FF Group(www.ffgroup.az)]

 

장길란 국제공한은 퓨즐리에 이어 카라바흐의 두 번째 공항으로 활주로 길이는 3000m, 너비는 60㎡이며 이 공항은 최대 400톤의 중량 화물기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다. 아즈비트사(AzVirt Construction Company)가 2021년 5월부터 공항의 건설을 시작했고 개항은 2022년 말 예정이다.

<장길란 국제공항 예상 조감도>

[자료: Fedaz(https://fed.az/az/qarabag/zengilan-hava-limani-bele-olacaq-foto-117385)]

 

카라바흐 지역에서 건설하는 세 번째 공항은 라친공항이다. 공항의 기반 조성공사는 2021년에 마무리됐으며 현재 진행되는 공사는 2024년까지 완공될 전망이다. 공항은 라친과 칼바자르 시에서 각각 30km와 60km 이상, 수샤(Susha)시에서 약 70km 떨어진 라친 지구의 고르추 마을에 위치하게 된다.

 

<승리의 길 및 카라바흐 지역 신규 건설 공항의 위치>

[자료: KOTRA 바쿠 무역관 자체 제작]

스마트 빌리지 조성 프로젝트

(정책 목표) 아제르바이잔은 카라바흐 지역을 단순히 일반 도시로서 재건하는 것이 아니라 그린에너지와 스마트시티의 기능을 구현하는 도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카라바흐 지역은 엄청난 재생 가능 에너지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이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스마트 기술로 접목한 첨단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이러한 프로젝트를 통해서 축적한 노하우와 경험을 가지고 바쿠 및 간자 등 아제르바이잔의 대도시를 스마트화한다는 장기의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린 에너지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카라바흐 지역에 그린에너지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지역은 적절한 일조량과 빠른 풍속과 더불어 풍부한 수자원 등 신재생 에너지 생산을 위한 매우 적절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카라바흐 지역의 태양관 발전 잠재력 지도>

[자료: Global solar atlas(https://globalsolaratlas.info/)]

글로벌 솔라 아틀라스에 따르면 장길란 지역의 연간 태양광 발전 잠재력(PVOUT, Photovoltaic Power Potential)은 1,441.7kWh/KWP, 구바들리의 PVOUT는 1,450.3kWh/KWP, 제브라일은 1,479.3kWh/KWP, 푸줄리의 PVOUT는 1,399.9kWh/KWP을 가지는 등 매우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칼바자르와 라친의 풍력에너지 잠재력은 약 500MW이다. Global Wind Atlas에 따르면 평균 풍속은 아르메니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라친 지역에서 가장 높으며 11m/s 이상이다. (검은 원으로 표시된 영역)

 

<칼바자르와 라츤 구역의 풍속 지도>

[자료: Global wind atlas(https://globalwindatlas.info/)]

 

아제르바이잔 나라 전체의 수자원의 약 25% 또는 연간 약 25억6000만㎡가 카라바흐에 집중돼 있으며 타르타르 강, 바자르카이 강, 하카리 강은 발전으로 사용될 수 있는 곳이다.

 

<타르타르 강, 바자르카이 강, 하카리 강의 지도>

[자료: cografia blogpost(https://coqrafiya.blogspot.com/2013/09/azrbaycann-caylar.html)]

 

(스마트빌리지카라바흐 지역 중 최초의 스마트 빌리지 프로젝트는 장길란 지역에서 시행됐다. “스마트 빌리지”는 “스마트 공공 행정, 스마트 인프라 및 서비스, 스마트 경제 및 비즈니스 환경”이라는 세 요소를 중심으로 아갈리 마을에서 2021년 4월부터 시작하였다.

< 아갈리의 스마트 빌리지 전경 >

[자료: Azernews(https://www.azernews.az/nation/194648.html)]

 

사업 추진의 방향은 주택, 생산, 사회서비스, 스마트농업과 대체에너지 분야 등 5개 항목을 중심으로 진행됐다주택과 관련해서 프로젝트의 첫 단계에서 200채의 주택이 건설됐고 2단계에서는 추가로 150채의 주택이 건설 예정이다. 생산의 경우 길메드(GillMed) 봉제 공장 농업 실험실, 수의학, 식물 보호 부서가 마을에 세워졌다. 사회서비스는 공공서비스센터가 마을 광장에 세워졌다. 이곳에는 우체국, 아산센터(우리나라의 동사무소), 중소기업개발센터가 운영된다.

스마트농업과 관련해서는 157헥타르 부지에 대한 관개를 위해 5개의 시범 관개시스템이 설치되고 있다. 관개 시스템 옆에 식물병에 대한 조기경보를 받고 계획된 방식으로 관개를 수행하고 일기예보를 받기 위해 기후 관측소가 만들어질 것이다. 또 해충을 원격으로 감시하고 조사 대상 농경지와 지역의 고품질 계절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시스템도 설치된다. 대체에너지와 관련해서는 200세대의 마을에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광 및 풍력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시사점

 

아제르바이잔은 당분간 국가 자원을 카라바흐 지역의 재건에 집중할 예정이다. 따라서 일반적인 석유화학 및 바쿠지역의 개발에 대해서는 그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카라바흐 지역의 일반적인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보다는 우리 기업들이 관련 기술과 경험이 있는 스마트빌리지, 스마트그리드, 스마트팜 등이 진출에 보다 용이한 분야이다.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하는 것도 방법이고 아니면 관련 시스템에 기기 및 부품을 납품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다.

특히 지난 2022년 6월에 국토교통부는 해외도시의 스마트시티 조성을 지원하고 국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는 K-City 네트워크 사업으로 아제르바이잔 장길란 지역을 선정했다. 향후 스마트 도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가 이루어질 계획으로 향후 정부 간 협력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적용은 카라바흐 지역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1단계로 카라바흐 지역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아제르바이잔 정부는 여기서 축적된 노하우 및 경험을 기반으로 간자 및 바쿠 등 대도시의 스마트화도 추진할 계획이기 때문에 차분히 레퍼런스를 축적해 더 큰 프로젝트에 진출하는 단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 방법도 필요하다.

 

출처:  KORTA 해외시장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