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경제사회부(UN DESA)가 발표한 세계 도시화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약 70%의 인구가 도시에 거주하게 된다. 우리나라도 인구와 일자리의 수도권 집중으로 지역 간 불균형이 극심해지며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방 도시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불균형은 최근 디지털 대전환 흐름에서 지역의 디지털 격차로 이어져 지역 간 격차가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정부 지원 사업 중심으로 추진된 스마트시티 정책은 양적 팽창은 이뤘지만 인구 50만 명 미만 시군 지원은 전체 137곳 중 19%에 불과하다. 수도권 대도시에 편중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스마트시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도시의 교통, 환경, 주거 문제 등 비효율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도시를 말한다.
최근 발간된 ‘스마트시티 인덱스 보고서 2022’에 따르면 글로벌 선도 도시들은 도시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며 지역의 균형발전과 각 지역의 경쟁력을 함께 강화시키고 있다. 특히 뉴노멀 시대의 디지털 소외 계층이 생기지 않도록 스마트시티를 통한 포용적 디지털 사회 구현으로 지역 격차를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민 참여형 리빙 랩을 통해 도시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참여와 소통, 협력 공간의 기반을 마련해 다양한 도시 문제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 및 기후변화 위기 등도 중소도시의 존립을 위협하는 새 요소가 되고 있다. 전통적 도시 운영 방식으로는 지역 격차를 해소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는 의미다. 중소 도시가 열악한 여건을 극복하고 지역의 생산력부터 삶의 질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문이 고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에 맞는 특화된 스마트시티가 조성돼야 한다. 정부 주도의 단순 스마트 기술 보급을 넘어 민간 주도 및 지역 균형발전 중심의 스마트시티 성장 모델의 확장이 필요한 이유다.
현 정부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국민, 기업, 정부가 함께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디지털 정부를 구현하려고 한다. 이에 스마트시티는 데이터 기반의 도시 운영 체계 구현,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폭제로서 그 핵심 수단이 된다. 정부의 구상대로 된다면 신산업 유치와 민간 서비스가 자생적으로 창출되면서 지속 가능한 혁신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유럽 핀란드의 중소 도시들은 민간, 기업, 학교, 공공기관 등이 함께 미래형 스마트시티 모델을 어번테크 지구 중심에서 실증하면서 빠르게 확산할 수 있는 ‘애자일 파일러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도시 내 자생적인 생태계 조성에 성공했다. 또 해외 도시와의 다양한 협력 파트너십 체결을 위해 시 정부 차원의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하는 등 강소형 스마트시티의 모델이 되고 있다. 기술 혁신이 일상의 혁신으로 이어져 국내 중소 도시들도 모든 시민들을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는 스마트한 도시로 발전하면서 지역 균형발전에도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정훈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
☞ 출처: 동아일보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