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 ‘하늘 나는 車’ 선보인다

2050년까지 100조 엔 넘는 거대시장 형성 기대

100조 엔이 넘는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되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즉 전동수직이착륙기(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e, 이하 eVTOL)를 도입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본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eVTOL는 전력을 사용하여 수직으로 호버링(hovering), 이륙 및 착륙하는 항공기를 말한다. eVTOL의 서막을 알리는 곳은 2025년 4월에 개막하는 ‘2025년 일본국제박람회(오사카·간사이 엑스포)’. 오사카 시 유메시마를 무대로 한 거대 이벤트로, 미래 모빌리티의 모습을 선보이는 것을 하나의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현재 eVTOL은 어느 수준까지 와있고 일본은 도입을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을까.

‘하늘을 나는 자동차’, 목표는 데모비행이 아닌 상용운항

일본 정부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 본체의 안전기준, 운항 안전기준, 조종자의 기술증명 등의 제도와 단기적 이용사례, 중장기적 도입 흐름 등에 대해 검토해왔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올해 3월에 ‘제8회 하늘의 이동혁명을 향한 관민협의회’에서 ’하늘의 이동혁명을 향한 로드맵’을 개정했다. 이를 통해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상용운항 실현과 제도정비, 엑스포와 그 후의 사업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진행하기로 결정하였다.

일본 정부의 목표는 eVTOL의 단순한 데모비행이 아니다. 박람회장을 중심으로 여러 노선에서 상용운항을 실현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엑스포장 주변의 유람비행과 수요가 높은 공항-엑스포장 연결노선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오사카부의 eVTOL 사회도입을 위한 움직임은 상당히 본격적이다. 오사카부의 계획에 따르면,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eVTOL비즈니스의 시작점에 불과하다. 오사카부가 ‘22년 3월에 발표한 ‘오사카판 로드맵’에 따르면, 2025년경의 시작기에는 라이선스를 취득한 파일럿이 조종하며 한정된 노선에서 정기운항을 한다. 2030년경의 확대기에는 자동화 비율이 높아지면서 파일럿이 탑승하지 않는 원격조종이 도입되며, 2035년 이후의 성숙기에는 인간이 조종에 관여하지 않는 자율비행의 고밀도 운항이 실현된다. eVTOL의 자율비행이 실현되면 도심지역에서의 ‘에어택시’ 비즈니스가 성립되어 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닛케이일렉트로닉스]

야노경제연구소에서 지난 5월 발표한 세계 eVTOL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eVTOL 시장 규모는 약 146억 엔 수준에 불과하나 2030년에는 6조3900억 엔, 2035년에는 19조5800억 엔, 그리고 2050년에는 122조8950억 엔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시장 규모가 400조 엔 정도로 알려져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eVTOL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에는 택시 수준의 요금?

eVTOL에 큰 기대가 모이는 이유는 ‘전동’, ‘수직 이착륙’, ‘자율비행’이라는 3가지 특징을 갖기 때문이다. 전력을 동력원으로 하는 eVTOL은 엔진을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기존 헬리콥터에 비해 사용되는 부품 수가 대폭 줄어들며, 양산화가 전제이긴 하지만 본체와 정비비용도 저렴해진다. 훗날 자율비행이 실현되면 파일럿이 불필요해지므로 운항비용 역시 저렴해진다. 그리고 큰 프로펠러를 돌려 비행하는 헬리콥터와 달리 eVTOL은 여러 개의 작은 프로펠러로 비행하기 때문에 소음도 크게 감소하며, 수직 이착륙이 전제가 되므로 이착륙장(Vertiport, V포트)의 설치 자유도도 크게 높아진다.

eVTOL를 사회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본체’, ‘인프라’, ‘서비스’의 3가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하드웨어 면에서는 충전설비 등을 갖춘 V포트의 정비도 불가결하며, 이는 지역조성으로도 직접 연결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개발자, 상사, MaaS(Mobility as a Service) 사업자 등 다양한 사업자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일본항공(JAL)은 지난 2021년 10월 ‘하늘을 나는 자동차의 첨단조사연구’에서 오퍼레이션 체제·사업모델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오사카국제공항(이타미 공항)에서 시내 중심부인 난카이전철 난바역까지의 루트와, 미에현 토바(鳥羽)시의 여관거리와 토시지마(答志島) 간의 직선 루트에서 1인 당 운임과 예상 이용자 수, 필요한 본체 수 등을 시산했다.

대형기(파일럿 제외 4명 탑승)의 경우, 손익분기점이 되는 운임은 이타미공항-난바역 구간에서 여명기에 1만100엔, 성숙기에 5800엔 수준이다. 교통상황에 따라 다르나 이 구간을 택시로 이동하면 시간은 30~50분이 소요되며, 운임은 6000엔 정도다. 한편, eVTOL의 이동은 10분 이내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운임이 정말로 실현된다면 수요는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JAL 측 관계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현 시점에서 가미하지 못한 숫자도 있으나 채산성에 대해 어느 정도 정확도가 높은 숫자를 산출해낸 것은 굉장히 의미가 크다. 비즈니스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기대를 내비쳤다.

 

<오퍼레이션 체제·사업모델에 대한 조사 결과>

(단위: 엔, 명, 대)

km 단가 운임총액 연간예상이용자 필요본체 수
이타미공항⟺

난바역 루트*

대형기 여명기 700 10,100 47,393 4
성숙기 400 5,800 163,343 11
소형기 여명기 1,900 27,400 18,489 5
성숙기 400 5,800 163,343 22
토바시⟺

토시지마 루트**

대형기 여명기 1,700 16,200 11,776 1
성숙기 700 6,700 57,887 4
소형기 여명기 2,700 25,800 8,171 2
성숙기 600 5,700 61,216 8

주: *) 직선거리 14.4km, 탑승률 100%의 경우

**) 직선거리 9.6km, 탑승률 100%의 경우

[자료: JAL, 닛케이일렉트로닉스]

엑스포 상용운항의 과제는 ‘내공증명’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를 주최하는 2025년 일본국제박람회협회는 ‘21년 8월 출전참가설명회에서,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엑스포장 북서쪽에 위치한 Mobility Experience 지역에 사업자의 협력을 얻어 이착륙시설, 정비보관고 등을 정비해 하늘을 나는 자동차 여러 종의 유람비행, 공항과 시내 이동 등을 실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운항 및 이착륙장 사업 협찬사를 모집한 뒤, 이들 출전사를 중심으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본체는 운항사업자가 선정하고 비행가능거리와 사업단계, V포트 정비상황 등에 맞춰 관계 부처와 조정하면서 루트를 정해 나가는 것이다.

상용운항 실현을 위한 과제는 아직도 많은 상황으로 대표적으로는 본체의 내공증명 취득, 파일럿의 라이선스 정비, V포트 정비, 각종 제도정비, 사회수용성 획득 등이 있다. 이 중에서도 본체의 내공증명이 늦어지지 않을 것인지가 커다란 포인트가 된다. 법률상 내공증명을 취득한 본체가 없으면 데모비행은 가능하더라도 상용운항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엑스포장의 eVTOL 이착륙 예정 지역>

[자료: 2025년 일본국제박람회협회]

현재 세계에서 약 300개사가 600여 종류의 eVTOL기를 개발하고 있으나 2025년 엑스포 개최 전까지 내공증명 취득이 가능한 본체는 사실상 매우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장 강력한 본체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제조사는 독일의 Volocopter와 Joby Aviation, 미국의 Vertical Aerospace이다.

일본 기업 중에서는 SkyDrive가 엑스포에서의 운항을 목표로 상용기 ‘SD-05’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이 회사가 ‘20년 8월에 데모비행을 선보인 1인승 샘플기 ‘SD-03’의 후속기로, 같은 멀티콥터형을 2인승으로 확장한 비행체이다. SkyDrive는 ’21년 10월에 일본산 eVTOL기로는 처음으로 ‘형식증명’ 신청을 국토교통성 항공국에 제출했으며, 2025년 초까지의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쿄대학 스타트업인 teTra aviation도 엑스포에서의 상용운항 실현을 목표로 하는 회사 중 하나이다. 이 회사는 취미로 경비행기를 소유하는 미국 부유층을 타깃으로 1인승 eVTOL기 ‘Mk-5’를 미국에서 개발, ‘21년 7월에 40만 달러로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Mk-5의 기본설계를 토대로 2인승으로 확장한 본체 개발을 계획하고 있어 내공증명을 취득한다면 엑스포에서 상용운항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개발 중인 SD-05 디자인>

[자료: SkyDrive]

멀티콥터와 배터리의 한계

향후 상용운항 실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 항속거리와 배터리 충전시간이다. 이들이 eVTOL기를 사용하는 에어택시 비즈니스 설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VTOL기에는 고정날개를 가진 타입과 고정날개가 없는 멀티콥터 타입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정날개 타입은 순항 시에 고정날개의 양력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비행효율이 높아 멀티콥터보다도 항속거리가 길다. 예를 들어 Volocopter가 개발한 멀티콥터형 ‘VoloCi-ty’의 항속거리가 35km인데 반해 Joby Aviation의 추력편향형 ‘S4’는 약 240km로, 큰 차이가 있다. 때문에 멀티콥터형은 수요가 많은 공항↔도시의 이동과 도시 간 이동에서는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eVTOL에 정통한 J사의 S부장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5인승 추력 편향형의 개발 경쟁이 활발하다. 멀티콥터형의 2인승으로는 루트가 한정되며 파일럿 이외에 1명 밖에 태우지 못하기 때문에 수익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배터리 충전 또한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에어택시를 수익화하기 위해서는 V포트에 착륙한 본체를 빨리 충전해 가능한 한 가동율을 높여야만 하나 현재 기술로는 충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의 전지기술로는 eVTOL기의 사업성을 담보할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 최근에는 가스터빈과 배터리의 하이브리드로 동력시스템을 개발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혼다의 eVTOL 사업 참가이다.

혼다가 개발하는 eVTOL기는 하이브리드식으로, 가스터빈으로 발전기를 돌린다. 큰 출력이 요구되는 수직 이착륙 시에는 가스터빈 발전기와 배터리 전력을 조합해 사용하고 고도를 확보한 뒤 순항 시에는 발전한 전력을 배터리에 축적하면서 모터를 구동시켜 비행한다. 혼다는 2030년을 사업화 목표시기로 정하고 2023년경에 미국에서 샘플기를 띄운 뒤, 2025년에 미국에서 하이브리드 엔진의 본체를 비행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시사점

eVTOL 본체의 시장규모에 대해 영국의 롤스로이드는 2030년까지 세계에서 약 7000대가 운항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의 항공기와는 차원이 다른 비행 수로, 도요타자동차와 스즈키 등 양산기술에 강점을 갖는 자동차 제조사가 국내외 eVTOL제조사와 협력해 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이유이다.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의 상용운항을 목표로 하는 움직임도 있으나 준비에 걸리는 시간 등의 관계로 본격적인 상용운항을 선보이는 것은 일본의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세계최초가 될 가능성도 있다. ’사람을 태우고 하늘을 난다 = 위험하다’는 이미지를 갖는 새로운 에어 모빌리티의 안전성과 편리함을 세상에 선보여 사회적 수용을 얻는 중요한 첫 걸음이 되는 것이다.

일본이 제도적, 기술적 과제를 발 빨리 해결해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의 상용운행을 거쳐 새로운 이동수단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지, 세계적인 선두에 설 수 있을 것인지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료: 일본 경제산업성, 일본국제박람회협회, 닛케이신문, 닛케이일렉트로닉스, SkyDrive, JAL 등 각 사 홈페이지, KOTRA 도쿄 IT센터 자료 종합

출처: 코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