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6) 시민-이해관계자 주체적 문제해결 가능한 ‘리빙랩’
에너지-모빌리티 혁신과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에서 추진 중인 ‘스마트시티 챌린지’ 프로젝트가 ‘리빙랩’을 통해 한 발 더 도민들 삶에 다가서고 있다.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은 민간기업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도시 전역의 스마트화를 위한 종합 솔루션을 구현하는 사업이다.
스마트허브를 통해 시민들에게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모빌리티 공유서비스를 제공하고 재생에너지를 시민들이 쉽게 거래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한다. 또 기존의 주유소에 전기 충전소를 설치해 다가올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형 제주를 만들기 위한 이 같은 시도가 진행됨과 동시에 다양한 사회문제가 나타나자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는 ‘리빙랩’을 통해 고민을 함께 나눠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
지난 5월 14일 열린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단의 리빙랩.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리빙랩은 다양한 지역 문제에 주민이 직접 참여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보는 시도다. 일부 전문가나 행정이 주도하는 방식이 아니라 주민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나의 삶과 맞닿아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직접 참여한다는 의의가 있다.
즉, 리빙랩은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모아 실질적인 문제해결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단 리빙랩이 가장 먼저 다룬 주제는 등장 이후부터 꾸준히 다양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 ‘전동 킥보드의 안전문제’였다.
지난 5월 사업단은 ‘전동 킥보드의 안전한 이용 문화’를 주제로 리빙랩을 진행, 참가자들은 헬멧 미착용, 형식적인 단속, 이면주차로 인한 사각지대 발생, 전용도로의 부재 등 전동 킥보드와 관련된 다양한 종류의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했다.
이들은 킥보드 야간 사고 예방을 위해 가시성을 높이는 장비 또는 디자인 적용을 아이디어로 내놓았다. 또 안전 운전을 위한 이용자 교육, 킥보드 이용 어플을 통해 안전한 이동 루트 제안 서비스 등의 의견도 제시했다.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 중 ‘방치’ 문제에 주목한 이들은 리빙랩 2라운드를 통해 자동차 운전자, 킥보드 이용자, 보행자 등 역할을 나눠 구체적인 문제 상황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찾아나갔다.
참가자들은 방치에 대한 불이익이 없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면서 지정된 장소에 반납하지 않으면 요금이 계속 과금되는 패널티 적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기업에 책임을 부과하기 위해 민원 신고가 많이 접수된 기업에 패널티를 부과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킥보드 이용 문화와 제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미흡한 만큼 다양한 시민들이 참여하는 공론장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관련해 사업단은 안전한 전동 킥보드 이용 문화를 만들기 위한 ‘스마트허브 세미나’를 개최해 리빙랩 내용을 공유하기도 했다.
오예성 서울대 환경대학원 연구원이 지난 9월 28일 열린 제주 스마트허브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에 조성된 스마트허브의 모습. 위쪽은 이마트 제주점, 아래쪽은 용담해안도로 노을코지 카페에 위치한 스마트허브. /사진=제주스마트시티챌린지 사업단 ⓒ제주의소리
뿐만 아니라 주유소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전환형 주유소 관련 리빙랩을 진행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으며, 신재생에너지 관련 제주에서 진행 중인 에너지 커뮤니티 사업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스마트허브에서 제공하는 퍼스널모빌리티 서비스를 실제로 이용해보고 개선 의견을 내는 미스터리 유저(mystery user) 방식의 리빙랩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 중 일시정지 기능은 그리고(GreeGo)앱의 추가 기능으로 반영됐다.
리빙랩을 통해 여러 이해관계자의 이야기를 수집, 공유한 내용과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은 해외 다른 나라에서 공무원들이 벤치마킹 사례로 확인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단은 이같이 지역 문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찾는 리빙랩을 통해 시민참여를 촉진하고 지속가능성과 확산성을 고려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실현할 계획이다.
리빙랩을 기획하고 운영한 김나솔 주식회사 제주스퀘어 대표는 “제주 스마트시티 챌린지 같은 복합적 성격을 띠는 사업은 리빙랩을 통해 현장과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수집하고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사업을 이해하고 공감할 때, 그리고 시민의 시각을 잘 반영할 수 있을 때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결국 시민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