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열풍에 저공해, 고효율을 추구하는 스마트 건설이 부상 중

영국, 2025년까지 건설 총비용 33%, 공사기간 50%, 온실가스 배출 50% 감축 목표

Construction Week, Future Build 등 관련 행사를 통해 기업 간 교류 및 프로젝트 공유 가능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스마트 건설

앞으로 영국의 가장 큰 정책 화두는 ‘넷-제로’임이 분명하다. 모든 정책의 방향성은 넷-제로를 향해 흐르고 있으며 미래에도 이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넷-제로는 모든 산업에 퍼지고 있는데 건설 산업에서도 저공해, 고효율을 추구하는 스마트 건설이 부상하고 있다. 스마트 건설이란 기존 제조 기술에 첨단기술을 더하여 전체 건설비용은 최소화하고 지속가능성은 개선하는 한편 사용자의 혜택은 극대화하는 건설 산업의 새로운 분야를 의미한다.

비단 영국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스마트 건설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감소하던 SOC 예산도 2020년 이후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국토교통부는 2022년 7월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여 2030년까지 건설 전 과정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 포부를 밝혔다. 이 방안에는 ① 1000억 원 이상 공공건설사업은 3차원 건설정보모델링(BIM)도입 의무화 ② 건설기계 무인 조종 등 생산시스템 선진화 추진 ③ 스마트건설기업지원센터 확대 및 스마트건설규제혁신센터 운영 등이 포함된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문으로 화제가 된 한-사우디 스마트시티 협력도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국내 SOC 예산>

(단위: 조 원)

[자료: 기획재정부]

영국에서 스마트 건설이 부상하는 이유 (1) – 낙후된 인프라

역사를 품은 영국의 고풍스러운 건물은 관광객을 매료시키지만, 고풍스러운 인프라는 불편하다. 런던의 낙후된 인프라는 고질적인 문제다. 일례로 런던 지하철의 경우 1863년 착공돼 지하도의 크기가 매우 작고 인프라의 질도 떨어진다. 지하철 내에는 먼지가 가득한 데다 소음 문제도 심해 지하철을 오랫동안 이용하는 경우 청력에 이상이 생길 정도다. 너무 빨리 근대화된 탓에 오래전 지어진 지하도는 그 크기를 키우고 인프라를 증축하는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더불어 건설 규모가 커질수록 환경 파괴도 심해져 재정적, 환경적으로 우려가 크다. 이러한 사유로 런던 지하철 인프라 개선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영국에서 스마트 건설이 부상하는 이유 (2) – 주거 공간 부족

수도는 항상 기회의 땅이고 젊은이들은 꿈을 위해 수도로 모여든다. 런던은 세계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에 자연히 런던에 주거 공간 부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주거 공간의 부족은 주거지 가격을 천정부지로 높였고 런던의 집 값을 감당하지 못해 배 위에서 사는 사람들이 늘어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런던에는 이미 도시 면적 대비 더 많은 집이 지어져 있다. 이미 도시 면적에 지을 수 있는 집보다 많이 지었음에도 주거 공간이 부족한 것이다.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집을 짓다 보니 비가 와도 빗물을 흡수할 땅이 부족해 빗물이 땅 위로 흐르게 되고 템즈강으로 편입돼 강을 범람시킨다. 그로 인해 강 주변 주거시설이 자주 침수되곤 하는데, 범람으로 인한 침수가 특히 잦은 캠든 지역의 경우 삼백만 채의 집이 강수 시 매번 침수 위기에 처한다.

 

영국에서 스마트 건설이 부상하는 이유 (3) – 지역균형개발

영국 인구 약 14%는 런던에 거주한다. 한국 인구 18%가 서울에 거주하는 것을 생각해보면, 영국도 한국만큼이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함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코로나 이후 늘어나는 유학생, 구직 기회를 찾아 런던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런던 시내의 교통 혼잡도는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더불어 늘어나는 인구로 월세 비용 또한 높아져 시민들의 삶의 질 또한 지속적으로 후퇴하고 있다. 이에 영국 정부는 런던 이외 지역에 균형개발을 통해 인구를 고르게 유지하고 통합적인 인프라 재정비를 시도하고자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건설 시간 단축은 물론 건설로 인한 공해 최소화가 런던시의 주요 관심사다.

인구가 몰리는 시내 인프라와 주거시설을 확장하면서 동시에 지역균형개발을 통해 인구를 고르게 유지하는 정책은 분명 상충하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어떤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추가적인 건설이 필요하다는 점 하나는 확실하다. 이로 인해 영국 정부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건설을 위해 차세대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건설을 강조하고 나섰다. 영국 정부는 이미 수년 전부터 건설산업의 유망성을 인정하고 산업 중점 분야로 스마트 건설을 지목하여 체계적 육성 전략을 발표해왔다.

영국의 스마트 건설 확대 정책

 

스마트 건설 육성을 위한 영국 정부 산업 정책으로 2018년 발표된 ‘건설산업협약(Construction Sector Deal)’이 있다. 이는 저비용·고효율·저배출 청정 건설산업으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정부-산업 간 협약을 통해 건설산업의 생산성을 제고하는 정책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2025년까지 건설 총비용 33% 절감, 건설 소요 시간 50% 절감, 온실가스 배출 50% 절감 등을 목표로 한다. 건설산업협약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건설산업협약 상세 내용>

아이디어

ㆍ 2027년까지 연구개발 투자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4%까지 확대

ㆍ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지출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기존 11%에서 12%로 인상

ㆍ 혁신 산업 부가가치 창출을 위하여 산업전략 챌린지 펀드에 7억2500만 파운드(한화 약 1조1000억 원) 투자

인적 자원

ㆍ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교육 시스템 구축

ㆍ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STEM) 기술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수학, 디지털, 기술 교육에 4억600만 파운드(한화 약 7000억 원) 투자

ㆍ 디지털, 건설 부문에 6400만 파운드(한화 약 1000억 원)를 투자하는 것을 시작으로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국가 재교육 시스템을 수립

인프라

ㆍ 국가 생산성 투자 펀드를 310억 파운드(한화 약 48조 원)까지 증액하고 교통, 주거, 디지털 인프라 투자 지원

  주: 교통 49억 파운드, 주거 115억 파운드, 디지털 7억 파운드, 연구개발 71억 파운드

ㆍ 전기자동차 충전 인프라에 4억 파운드(한화 약 6000억 원) 투자 및 플러그인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1억 파운드(한화 약 1500억 원) 투자

ㆍ 5G 부문에 1억7600만 파운드(한화 약 2700억 원), 지역사회 풀 파이버(Full Fibre) 네트워크 설치에 2억 파운드(한화 약 3000억 원) 투자를 포함하여 디지털 인프라에 10억 파운드(한화 약 1500억 원) 이상 공공투자

사업 환경

ㆍ 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정부-산업 간 파트너십 구축

ㆍ 영국 기업은행에 25억 파운드(한화 약 3조8000억 원) 규모 신규 투자 펀드 설립을 포함하여 혁신적이고 잠재력이 높은 산업에 200억 파운드(한화 약 30조 원) 이상 투자

ㆍ 생산성이 낮은 기업 개선 및 중소기업의 생산성과 성장성 향상을 위한 정책 개정

지역사회

ㆍ 지역별 강점을 기반으로 경제적 기회 제공

ㆍ 지역 간 교류를 높일 수 있는 지역 간 운송 인프라에 투자될 17억 파운드(한화 약 2조6000억 원) 규모 혁신 도시 펀드(Transforming Cities Fund) 조성

[자료: GOV.uk]

건설산업협약은 2013년 영국 정부에서 발표한 ‘건설전략 2025(Construction 2025)’에서 제시한 5가지 비전인 ‘인적자원’, ‘스마트’, ‘지속 가능성’, ‘성장’, ‘리더십’의 기본 토대는 지속하되, ‘스마트’는 신기술의 의미를 담은 ‘아이디어’로 ‘지속 가능성’은 지역 균등 발전이 내용을 담은 ‘지역사회’로 포괄하여 발전시켰다. 체계적인 정책 수립과 더불어 영국 정부는 인프라 전담 기관인 인프라프로젝트권한청(Infrastructure and Projects Authority, IPA)과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별도기관인 국가인프라위원회(National Infrastructure Commission, NIC)를 설립하는 등 건설 분야에 국가적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관련 전시회

영국에서 개최되는 스마트 건설 분야 전시로는 Construction Week, Future Build 등이 있다.

(1) UK Construction Week(UKCW)

Construction Week는 영국 최대 건설 환경 행사로 매년 런던, 버밍엄에서 한 번씩 개최된다. Construction Week에는 수천 개사의 건설 관련 업체가 모여 프로젝트를 공유하고 신기술을 선보이며, 향후 협력을 위해 교류한다. 2023년 Construction Week는 5월 2~4일 런던 ExCel 전시장과 10월 3~5일 버밍엄 NEC 전시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2) Future Build 전시회

Construction Week가 건설업 전체에 대한 행사라면, Future Build는 건설 분야 중에서도 스마트 건설에 주목하는 행사다. 해당 전시는 ‘혁신’, ‘지속 가능성’, ‘협력’ 이라는 의제 아래 기업들이 모여 서로의 신기술을 나누고 건설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논하는 장을 마련해준다. 과거 Eco Build라는 전시회로 운영이 되다 Future Build로 이름을 바꿨으며, 2018년 Eco Build 전시회 참관기는 런던무역관 해외시장뉴스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2023년 Future Build 전시는 3월 7~9일 런던 ExCel 전시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KOTRA 런던 무역관에서도 해당 전시회에 참여하여 투자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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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점

인프라는 곧 국가경쟁력이다. 스마트 시티, 스마트 인프라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질수록 인프라 개발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영국은 히드로 공항 제3활주로, 주거시설 확대 등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 진행 초기 단계로, 향후 10년간 6000억 파운드(한화 약 947조 원) 이상의 건설 투자 예정이며 넷-제로 정책과 맥을 함께 하기 위해 스마트 건설에 대규모 투자가 전망된다.

 

☞ 출처 : KO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