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 추진 중

우리나라 지역균형발전 과제에도 다양한 시사점

영국은 오래전부터 지속되어 온 지역 간 불균형 발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20년부터 시행된 ‘레벨링업(Levelling Up)’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의 중기목표를 수립하고, 지역 평준화를 위한 다양한 과제들을 수행 중이다.

 

뿌리깊은 지역 불균형 문제

 

영국 내 지역 간 불균형 발전은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거론되어 온 사회문제 중 하나이다. 특히, 런던 및 남동부 지역과 나머지 소외지역(left-behind)은 소득 및 생산성, 인프라, 생활수준 등 여러 측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지역별 1인당 GDP(생산성 지표)를 비교해보면, 런던 및 남동부 지역만 영국 전체의 평균을 상회하고, 나머지 지역은 평균 이하의 수치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영국 지역별 1인당 GDP 비교, 2019년 기준 >

                                                                               (단위: 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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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tatista]

또한, OECD의 국가별 지역 불균형 비교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상위20% 지역과 하위 20% 지역 간의 1인당 GDP 차이가 전체 1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 1인당 GDP의 상위 20% 및 하위 20% 지역 간 비교로 본 국가별 지역 불균형 수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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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OECD]

레벨링업(Levelling Up)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낙후지역 개선 및 지역 격차 완화를 위한 레벨링업(Levelling Up)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낙후지역의 생산성, 공공서비스, 삶의 질 등을 영국 평균치까지 끌어올림으로써 모든 지역이 더 풍족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한다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영국 정부는 관련 정부부처를 ‘레벨링업, 주택 및 지역사회부(Department for Levelling Up, Housing and Communities)’로 개편하며,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 추진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주: 이전 명칭은 ‘주택, 지역사회 및 지방정부부(Department for Housing,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레벨링업은 크게 4가지 중점분야와 하위 12개의 과제로 이루어져 있다. 과제는 크게 생활수준, 연구개발, 교통인프라, 디지털 연결, 교육, 기술, 건강, 웰빙, 지역자부심, 주택, 범죄, 지역리더십으로 나눠지며, 각 과제별로 세부 시행계획을 수립하여 추진 중이다.

레벨링업 펀드 – 지역사회 주도(로컬리즘) 정책

레벨링업 정책의 한 가지 방점은 지역사회 주도의 프로젝트 결정에 있다. 지역사회 인프라 개선 투자를 위한 레벨링업 펀드(Levelling Up Fund)는 각 지역의 투자 프로젝트에 지원되는데(총 48억 파운드 규모), 프로젝트 선정은 지역별 우선순위와 지방당국 간의 입찰 경쟁으로 이루어진다. 지역의 낙후정도에 따라 1에서 3까지 우선순위를 매기고, 해당 척도와 각 지방당국이 제출한 프로젝트의 적합성, 실현가능성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해 선정한다. 각 지역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업을 지방당국에서 직접 제출하게 함으로써 각자 자신의 지역에 가장 필요하고 맞는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신청, 추진하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레벨링업 펀드는 공통적으로 지역의 도시를 재생하고 인프라를 개선하는 데에 사용되지만, 그 구체적인 사용처는 지역별 상황에 따라 다르게 결정된다.

 

2021년 추진된 1차 프로젝트 선정에서는 총 105건, 17억 파운드 규모의 펀드가 지원되었다. 우선지원 분야는 경제회복과 도시재생(57%), 교통 향상(26%), 문화 투자(17%)의 세 가지였다.

1차 프로젝트 선정에서는 노스웨스트(13.79%), 요크셔 및 험버사이드(12.86%), 동미들랜드(11.46%) 지역이 가장 많은 금액을 지원받았다. 정책 우선순위 지역(낙후지역)과 1차 투자 프로젝트 선정 지역을 비교해보면 대체적으로 낙후지역인 노스웨스트와 동미들랜드, 웨일즈 지역에서 많은 프로젝트가 지원되었음을 볼 수 있다.

2022~2023년 추진된 레벨링업 펀드의 2차 선정 프로젝트도 1차와 동일한 세 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졌으며, 총 111개 프로젝트, 21억 파운드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졌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요크셔 서부(West Yorkshire)의 버스 서비스 확대(4천만 파운드), 노스웨스트 애크링턴(Accrington)의 타운 센터 재생(2천만 파운드), 웨일즈 남부(South Wales) 포스콜(Porthcawl)의 랜드마크 그랜드 파빌리온(Grand Pavilion) 재건(1,800만 파운드) 등이 선정되었다.

 

1~2차 프로젝트의 종합 결과, 대체적으로 낙후지역(우선순위 척도 1군)에 많은 금액이 지원되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은 펀드 기금을 지원받은 지역은 노스웨스트, 동미들랜드, 사우스이스트 지역 순이었으며, 1군으로 지정된 가장 낙후지역에 총 금액의 약 59% 수준의 지원이 이루어졌다.

 

< 1-2차 레벨링업 펀드의 투자 프로젝트 지역별 배분 >

                                                                                         (단위: 백만 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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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epartment for Levelling Up, Housing and Communities]

 

< 지역 우선순위 카테고리별 1-2차 레벨링업 펀드 투자프로젝트 지원 현황 >

                                                                                         (단위: 십억 파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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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Department for Levelling Up, Housing and Communities]

 

영국 정부는 2023년 현재 3차 투자 프로젝트 입찰을 앞두고 있다.

 

시사점

 

영국의 적극적인 지역 불균형 해소 정책은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나라 역시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으며, 기업들과 일자리 역시 절반 이상 수도권에 몰려있는 지역간 불균형이 큰 국가에 속한다. 1인당 GDP 및 생활 인프라 역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큰 편이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지역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관련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국민 모두가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 구현을 목표로 지난 7월에는 지방시대위원회를 출범하고, 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영국의 지역주도(로컬리즘)를 기반으로 한 지역 격차 해소 움직임은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지역 균형발전 정책 추진에서 ‘지역 자치’를 기반으로 한 도시 재생에 관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또한, 영국의 정책 추진과정에서 우리기업의 진출 기회도 엿볼 수 있다. 특히, 레벨링업 정책 중 디지털 연결 확대 및 지역간 디지털 격차 해소와 관련해 영국정부는 기가비트 광대역을 2030년까지 영국 전역에서 가능하도록 만드는 목표를 설정하고, 새 주택에 기가비트 광대역 연결을 의무화했다. 이로 인해 디지털 낙후지역에서부터 빠르게 기가비트 광대역 커버리지가 상승하고 있다.

 

이렇듯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지역별 기가비트 광대역 지원 프로젝트 하에서 우수한 ICT 기술을 보유한 우리기업이 영국 지역의 디지털 조달 시장에 참여가 확대되는 등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원: 영국 정부 홈페이지(GOV.UK), Statista, OECD 등

 

 출처 :  코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