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탄소저감활동 구분 명확…탄소제거인증제 도입

탄소제거, 대기 중 탄소를 포집하여 대기 외부에 반영구적으로 저장하는 활동 의미

기후변화대응노력에 대한 보상 확대 및 탄소저감프로젝트 민간자금·투자 촉진 전망

EU는 2050년까지 기후중립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유럽 그린딜, 유럽 기후법, Fit for 55 등 다양한 정책법안을 마련하고 탄소배출 감축노력을 전개해왔다. 그러나 탄소배출 감축만으로는 기후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탄소포집·저장(CCS; Carbon Capture Storage) 및 탄소제거(CDR; Carbon Dioxide Removal)등 다양한 개념을 도입했다. EU는 탄소제거 인증제 도입을 통해 마이너스 배출을 인정하고 탄소제거 활동에 대한 인증과 보상체계를 단일화할 방침이다.

 

탄소제거인증 도입

EU집행위는 2022년 11월 효율적인 탄소제거활동 촉진하기 위해 탄소제거 인증과 제거활동 분류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탄소제거 인증 프레임워크*」를 제안했고 유럽 의회와 이사회는 각각 2023년 11월 17일, 21일 ‘탄소제거인증’에 관한 입장을 채택했다.

    주*: 2022/0394(COD) Union certification framework for carbon removals

세계 각국에서 이산화탄소 및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짐에 따라 탄소감축(reduction), 탄소상쇄(offset), 탄소제거(removal) 의미가 혼용되고 있다.

‘탄소감축’은 직간접적 탄소발생원으로부터 배출량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줄이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상쇄’는 현재 또는 미래에 배출량으로 인한 피해를 ‘보상’하고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에서 고안된 것이다. 탄소상쇄크레딧(탄소배출권) 운영, 재생에너지 개발, 에너지 효율성 개선 노력 등이 이에 포함된다.

‘탄소제거’는 기술 및 자연 환경을 통해 대기 중 탄소를 반영구적으로 격리‧저장하는 활동을 말한다. 탄소제거는 새로운 배출 완화를 넘어 이미 발생한 피해를 되돌리기 위한 ‘치료’활동으로 향후 배출량을 줄이거나 보상하는 것에 비해 효과가 즉각적이므로 보다 적극적인 접근 방식이라 할 수 있다. 탄소제거인증은 제안서에 명시된 품질 기준과 인증 절차에 따라 고품질의 탄소 제거를 제공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EU는 이러한 탄소저감 활동의 개념을 명확히 함으로써 고품질의 탄소제거를 보장하고 그린워싱 등으로 인한 시장 투명성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탄소제거는 탄소상쇄활동의 일종으로 볼 수 있지만 오늘날 거래되는 대부분의 탄소배출권은 실제 탄소제거가 아닌 배출량 감축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EU는 탄소제거인증 제안에서 인증된 탄소제거량을 EU배출권 거래제 준수를 위해 사용할 없음을 명확히 명시했고, 향후 EU 법률에서 상쇄의 구체적인 용도를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탄소제거인증 주요 내용

EU는 우선 탄소제거 측정의 투명성을 제공하기 위한 탄소제거량 측정·모니터링·검증 인증체계인 ‘QU.A.L.ITY’를 수립했다. 각각의 인증 기준은 아래와 같다.

  – 정량화(QUantification): 탄소제거 규모 정량화

  – 부가성(Additionality): 기존관행·법규이상의 혁신성 필요

  – 장기저장(Long-term storage): 탄소저장 기간인증

  –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지속가능목표 기여도 등 평가

또한, 탄소제거활동 분류기준을 마련하고 토양, 산림등과 같은 기존 탄소흡수원 외에도 건축자재의 탄소저장 기능을 추가했다. △영구탄소제거, △탄소농업, △지속가능한 제품을 통한 탄소저장 등 인증된 탄소흡수원에 의한 탄소제거에 대해서만 마이너스 배출을 인정할 예정이다.

  ① 영구탄소제거: BECCS(바이오 에너지활용 탄소포집 및 저장) 또는 DACCS(공기 중 탄소 직접 포집 및 저장)기술 활용*

  ② 탄소농업: 토양이나 산림에 탄소를 저장하는 농‧임업역할증대

  ③ 지속가능한 제품 및 재료의 탄소저장 : 목재기반·에너지효율 건축자재의 탄소저장 능력 인정

    주*: EU집행위는 탄소저장(CCS) 및 활용(CCU)은 탄소배출을 절감하는 기술로 대기 중 탄소를 ‘제거’하는 것과는 별개로 보고 집행위 초안에는 포함되지 않음.

EU는 탄소제거기술이 초기단계임에 따라 보다 용이하고 저렴한 탄소농업·천연탄소흡수원(natural carbon sink)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가장 보편적인 탄소제거방법인 토양 및 산림은 대표적인 천연탄소흡수원으로 식물이 대기로부터 제거한 탄소는 표토(topsoil)에 저장돼 토양을 비옥하게 한다. EU 27개국 토양에는 약 750억 톤의 탄소가 저장되어 있으며, 이는 EU 27개국 연간 온실가스배출량 44억 톤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EU 탄소제거인증은 의무는 아니며 자발적 인증이다. 탄소 제거가 QU.A.L.ITY 기준 및 관련 인증 방법론에 부합하는지 독립 인증기관이 감사를 수행하여 품질 기준의 준수여부를 확인 후 인증서를 발급하게 된다.

<EU 탄소제거 인증 작동원리>

[자료: Energypost]

또한, 집행위는 초안에서 혁신적인 탄소제거활동에 대해 공적기금을 통한 지원가능성을 언급했다. 공동농업정책(CAP), 국가지원계획 또는 혁신기금(Innovation Fund)등을 통해 생물다양성 보존에 도움이 되는 탄소제거활동을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탄소제거인증을 통해 농·임업 종사자, 기업 등의 기후변화대응 노력에 보상하고 이로써 탄소제거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유치가 촉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2023년 11월 유럽 의회‧이사회가 입장을 채택함에 따라 입법기관 간 합의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규정이 공식적으로 채택되고 발효되면, 집행위는 전문가 그룹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탄소제거 인증 방식 및 절차 등을 위임법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유럽 의회‧이사회 모두 산출방식 및 절차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IPCC*지침 준수에 동의하고 있지만 규정 범위, 기준 업데이트 주기, 모니터링 결과 적법조치 요구 등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어 향후 입법동향에 귀추가 주목된다.

    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시사점 및 전망

EU는 탄소제거활동 정량화와 평가기준을 마련함으로써 정부·기업의 기후변화대응 기여도를 평가하기 위한 절차적 투명성이 개선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탄소제거인증에서 파생된 자발적 탄소(제거)시장, 임팩트 금융 등 탄소배출산업에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임업 종사자, 기업의 기후변화대응 노력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고 탄소제거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유치가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ESG 경영을 강화하고자 하는 식품기업은 탄소농법으로 더 탄소 제거량을 달성한 농부에게 탄소제거 인증분을 보상할 수 있다. 목재와 같이 탄소를 제거하고 저장하는 지속가능한 건축자재를 사용한 건설 회사나 투자사는 탄소 제거 크레딧 판매를 통해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습니다. 탄소제거 활동 참여자는 기여도에 따라 추가수입을 얻게 되고 기업은 탄소발자국을 신뢰할 수 있는 문서화된 자료로 증빙할 수 있다.

통일된 인증 규정 덕분에 소비자와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탄소발자국 감축 결과를 더 쉽게 비교할 수 있다. 공공기관 또는 민간투자자는 친환경 프로젝트나 공공조달에서 제안을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비교하고 인증된 탄소제거량에 따라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 지역당국은 탄소제거 인증을 판매하여 거둬들인 수익으로 기후 및 생물다양성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도 있다.

EU 탄소제거인증은 아직 입법기관 간 합의를 앞두고 있으며, 탄소제거 기술은 아직 초기단계이다. 하지만 EU의 정책기조 및 규정은 국제 표준화될 가능성이 높고 인증제가 도입될 경우 탄소저감 활동을 증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춘 EU기업들이 무역이나 입찰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도 기후변화대응 노력을 다변화하는 한편, 향후 입법동향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료: EU집행위, 유럽의회, 이사회, 유럽환경청(EEA), 현지언론 및 KOTRA 브뤼셀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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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코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