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현실 세계 시스템으로 확장, 하드웨어의 설계 기준 바꿔

열 관리, 전력 효율, 연결 신뢰성, 소재가 피지컬 AI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

지난 10여 년 동안 AI 산업의 기술 기준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대규모 AI 모델은 GPU 서버 클러스터에서 실행됐고, 산업의 경쟁력 역시 반도체 성능과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집중됐다. 이 과정에서 AI 하드웨어 생태계도 GPU, 고대역폭 메모리(HBM), 고속 네트워크, 대형 냉각 시스템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NVIDIA가 GPU 기반 AI 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하고, Supermicro와 같은 기업이 AI 서버 인프라 공급을 확대하면서 이러한 구조는 더욱 강화됐다.

 

최근에는 AI의 적용 범위가 현실 세계로 확대되면서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물류 로봇, 산업 자동화 장비 등 이른바 ‘피지컬 AI’가 빠르게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Figure AI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위해 2024년 약 6억7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Tesla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 ‘Optimus’를 개발하고 있다. 물류 현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Amazon은 물류센터에 100만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고 있으며, Agility Robotics의 물류 로봇 ‘Digit’과 같은 시스템이 실제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는 AI 기반 산업용 로봇을 포함한 연간 산업용 로봇 출하량은 2030년에 100만대에 도달하고, 이에 따른 연간 매출은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AI가 데이터센터에서 로봇과 같은 기계 내부로 이동하면서 시스템 설계의 조건도 달라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환경에서는 반도체 성능이 핵심이었다면, 피지컬 AI 환경에서는 열 관리, 전력 효율, 연결 신뢰성과 같은 물리적 요소가 중요한 설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부품 기준에도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로봇의 물리적 제약이 부품 기준을 바꾼다

로봇 시스템은 데이터센터 서버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작동한다. 데이터센터는 안정적인 전력과 충분한 공간, 대형 냉각 설비를 전제로 설계된다. 서버는 고정된 장비로 운영되며 외부 환경의 영향도 거의 받지 않는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GPU 성능과 서버 인프라 확장이 AI 시스템 설계의 핵심 요소가 된다.

반면 로봇은 제한된 공간과 배터리 전력이라는 제약 속에서 작동한다. AI 연산 장치, 센서, 모터 구동 장치, 배터리,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구성 요소가 하나의 기계 내부에 밀집된 형태로 통합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로봇은 이동과 작업 과정에서 진동과 충격, 온도 변화 등 다양한 물리적 환경에 노출된다. 그렇기 때문에 로봇은 데이터센터와는 다른 설계 조건이 필요하다. 데이터센터에서는 대형 냉각 설비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통해 시스템 성능을 확장할 수 있지만, 로봇에서는 제한된 공간과 전력 안에서 효율을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로봇 시스템에서는 열 관리, 전력 효율, 연결 신뢰성과 같은 물리적 요소가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다시 말해 데이터센터 AI 시대에는 반도체 성능이 경쟁력을 결정했다면, 피지컬 AI 환경에서는 시스템 설계와 부품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AI에서 피지컬 AI로, 하드웨어 패러다임의 변화>

[자료: KOTRA 실리콘밸리무역관]

AI 두뇌를 식히는 초소형 열 관리 기술

 

로봇 내부에서 AI 연산이 이뤄지기 시작하면서 열 관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서버는 넓은 공간과 대형 냉각 설비를 활용해 열을 관리할 수 있지만, 로봇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동일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AI 연산 장치와 센서, 모터 제어 시스템, 배터리 등이 하나의 구조 안에 밀집돼 있기 때문에, 열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시스템 안정성과 성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로봇과 엣지 AI 시스템에는 고성능 AI 컴퓨팅 모듈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NVIDIA의 로봇용 AI 컴퓨터 Jetson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최근 NVIDIA가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컴퓨터 Jetson Thor는 약 2070 FP4 TFLOPS 수준의 연산 성능을 제공하며 약 40~130W 전력 범위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성능 덕분에 로봇 내부에서도 복잡한 AI 모델이 실행될 수 있지만, 동시에 열 관리 문제도 발생한다. 로봇 시스템에서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형 냉각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초소형 열 관리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로봇과 엣지 AI 장비에서는 베이퍼 챔버나 마이크로 히트싱크와 같은 기존 방열 부품의 소형화뿐만 아니라, 기계적 구동부가 없는 고체 상태 능동 냉각 시스템이나 기기 구조 자체를 활용하는 맞춤형 수동 냉각 설계 등 다양한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이들 기술의 목적은 제한된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열을 빠르게 분산시키고, 시스템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관련 업계에서도 초소형 열 관리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위치한 냉각 기술 기업 Frore Systems는 물리적으로 회전하는 부품 없이 공기 흐름을 만들어내는 고체 상태 냉각 칩 ‘AirJet’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압전 진동막의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 공기 흐름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로봇과 엣지 AI 장비를 겨냥한 AirJet PAK 제품은 최소 6.5mm 두께의 초소형 구조로, NVIDIA의 Jetson Orin 계열과 같은 엣지 AI 모듈에 적용될 수 있으며, 최대 순열 33W 수준으로 열을 제거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방수·방진 IP68 등급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AirJet Mini Sport’ 제품이 공개되며, 밀폐형 온디바이스 AI 기기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열 관리 기술이 제시되고 있다.

 

기기 구조 자체를 활용해 열을 분산시키는 수동형 열 관리 기술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열 관리 솔루션 기업 Advanced Thermal Solutions는 NVIDIA Jetson 모듈에 특화된 패시브 히트싱크 제품군을 공급하고 있다. 이 기술은 냉각팬을 사용하지 않고 AI 칩에서 발생한 열을 금속 케이스나 외부 구조물로 빠르게 전달해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부품 마모나 고장 가능성을 줄이면서도 소형 산업 장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봇 시스템에 적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로봇의 신경망이 되는 연결 기술

 

로봇 시스템에서 커넥터와 배선은 단순한 전기 부품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신뢰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데이터센터 서버는 대부분 고정된 장비로 운영되기 때문에 케이블과 커넥터가 반복적인 물리적 움직임에 노출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반면 로봇은 이동과 작업 과정에서 지속적인 움직임과 진동, 충격을 반복적으로 받는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작은 연결 불량도 센서 오류나 제어 신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산업용 로봇은 수십 개 이상의 관절과 모터, 센서, 제어 장치를 동시에 사용하기 때문에 케이블이 반복적으로 굽혀지고 회전하는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연결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로봇 산업에서는 특수 연결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반복적인 움직임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플렉스 케이블(flex cable), 충격과 진동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접촉을 유지하는 러기드 커넥터(rugged connector), 로봇 내부의 센서와 제어 장치 간 고속 통신을 지원하는 산업용 이더넷 커넥터(Ethernet Connector), 그리고 복잡한 로봇 내부 배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케이블 하네스 시스템(cable harness system)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을 공급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TE Connectivity, Amphenol, Molex 등이 있다. 예를 들어 TE Connectivity는 좁은 공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된 Dynamic D1000 Slim 커넥터와 산업용 환경에서 높은 내구성을 제공하는 Heavy-Duty Connector(HDC) 제품군을 공급하고 있다. Amphenol은 산업용 로봇 제어 시스템을 위한 ix Industrial Ethernet 커넥터를 통해 전자기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고속 데이터 통신을 지원한다. 또한 Molex는 산업용 로봇의 엔드이펙터(end effector) 연결에 사용되는 인터커넥트 솔루션을 통해 장비 교체 과정에서도 연결이 빠르고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로봇 성능 경쟁의 새로운 기준, 에너지 효율

 

피지컬 AI 환경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과제는 전력 효율이다. 로봇 내부에서 AI 연산이 늘어날수록 전력 소비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에서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대형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연산 성능을 확장할 수 있지만, 로봇은 배터리라는 제한된 에너지원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로봇 시스템에서는 동일한 전력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는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로봇은 AI 컴퓨팅 장치뿐 아니라 모터 구동 시스템, 센서, 통신 장치 등 다양한 장치를 운영해야 하고, 이 장치들이 각각 전력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현재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이동형 로봇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작동 시간은 보통 2~5시간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더 긴 작업 시간을 확보하려면 더 큰 배터리가 필요하지만, 배터리가 커지면 로봇의 무게가 증가하고, 무게가 증가하면 로봇의 이동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결과적으로 로봇에서는 AI 성능, 배터리 용량, 기기 무게 사이의 균형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 때문에 로봇 산업에서는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전력 관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실리콘(Si) 기반 전력 소자보다 전력 손실이 적고 전력 밀도를 높일 수 있는 차세대 전력 반도체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질화갈륨(GaN)과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전력 반도체가 있다. GaN은 높은 스위칭 속도와 낮은 전력 손실을 바탕으로 로봇 내부의 전력 관리 회로나 AI 컴퓨팅 모듈 전원 공급 장치에 활용되며, SiC는 높은 전압과 온도를 견딜 수 있어 로봇의 모터 구동 시스템과 산업용 전력 장치에서 활용되고 있다. Texas Instruments와 Infineon Technologies 등 전력 반도체 기업들은 로봇과 산업 자동화 장비에 적용할 수 있는 고효율 전력 관리 솔루션을 확대하고 있다.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한 또 다른 접근은 기기 구조의 경량화다. 로봇의 무게가 줄어들수록 모터와 액추에이터 구동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도 함께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로봇 설계 분야에서는 티타늄, 알루미늄 합금, 마그네슘 합금과 같은 경량 금속 소재와 탄소섬유 복합소재,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을 활용해 구조 무게를 줄이고 있다. 일례로 Boston Dynamics의 최신 양산형 Atlas(2026)는 강도 대 중량비(weight-to-strength)를 최적화하기 위해 기체 구조에 티타늄 및 알루미늄 3D 프린팅 부품을 채택했다.

 

실리콘밸리 현장 인터뷰: 피지컬 AI 공급망 진입을 위한 실전 가이드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은 로봇 하드웨어 및 부품 시장의 실제 현장 분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위한 실질적인 요건을 파악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커넥터 및 인터커넥트 솔루션 분야 선도 기업에서 사업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 P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피지컬 AI 시대를 맞이하는 고객사들의 생생한 요구사항 변화와, 부품 공급업체가 갖추어야 할 핵심 경쟁력에 대해 들어봤다.

 

Q1.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1. 현재 커넥터 업계에서 사업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 고객사와 협업을 통해 제품 적용 및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고객 요구사항을 기반으로 내부 팀과 협업하여 솔루션을 제안하고,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양산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Q2. (로봇 시장의 현재 위치) 최근 로봇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인터커넥트 기업 입장에서 로봇 시장은 현재 어느 단계라고 보시나요? 산업 자동화나 다른 장비 시장과 비교했을 때 체감되는 성장 속도도 궁금합니다.

A2. 현재 로봇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 전망 역시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이 휴머노이드 및 서비스 로봇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산업 자동화 장비 시장과 비교하면 아직은 대규모 상용화 초기 단계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AI 기술 발전과 고성능 컴퓨팅 수요 확대가 맞물리면서, 향후 몇 년간 로봇 시장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차와 같이 시장 수요가 성장을 견인하는 구조라기보다는, 기술 성숙과 생산 역량 확대가 시장 확산을 주도하는 양상에 가까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Q3. (로봇 고객의 공급 요구) 로봇이나 자동화 장비 고객들은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기동성이나 민첩성 같은 요소를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실제 고객들과 협업할 때 이런 요구가 부품 공급이나 고객 대응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A3. 로봇 고객들은 개발 주기가 짧고 설계 변경도 빈번하기 때문에, 부품 자체보다도 공급업체의 대응 속도와 기술 지원 역량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설계 변경이 하루 단위는 물론 몇 시간 단위로 발생하기도 하기 때문에, 공급업체도 초기 단계부터 고객과 긴밀히 협업하면서 프로토타입 테스트, 사양 조정, 변경 대응을 신속하게 지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고객들은 기술 지원의 내용뿐 아니라, 현지에서 즉각 대응이 가능한지도 중요하게 봅니다. 실제로 미팅에서 “Are you local?”이라는 질문이 자주 나올 정도로, 로컬 지원 역량은 신뢰 형성과 문제 해결 속도 측면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Q4. (로봇 환경에서 중요한 기술 조건) 로봇이나 이동형 장비는 반복적인 움직임과 진동 환경에서 작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환경 때문에 일반 전자 장비와 비교했을 때 인터커넥트 부품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고려되는 신뢰성 조건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A4. 로봇이나 이동형 장비는 반복적인 움직임과 진동 환경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일반 전자 장비보다 인터커넥트 부품의 기계적 내구성과 접촉 신뢰성이 훨씬 더 중요하게 요구됩니다. 특히 반복적인 굴곡, 진동, 충격 환경에서도 전기적 연결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며, 장기간 사용 시에도 접촉 불량이나 신호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구조 설계가 필요합니다. 현재는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자동차용 커넥터 기술이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USCAR-2 및 LV214와 같은 규격을 충족하는 제품들은 진동, 온도 변화, 내구성 측면에서 이미 충분히 검증되어 있어, 로봇 환경에도 안정적으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Q5. (고객 요구와 솔루션 형태) 로봇이나 자동화 장비 고객들이 요구하는 빠른 시스템 통합이나 유연한 대응 같은 요소들이 인터커넥트 솔루션의 형태에도 영향을 미치나요?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어떤 방식의 솔루션이 고객들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은지 궁금합니다.

A5. 로봇 고객들은 개발 사이클이 짧고 프로토타입 단계의 프로젝트 비중이 높기 때문에, 완전한 신규 개발보다는 기존 제품을 빠르게 변형·적용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프로젝트에서는 표준 제품을 기반으로 하되, 고객 요구에 맞춰 접점(Contact)의 도금 소재를 변경하거나(예: 반복적인 mating cycle 증가에 따른 내마모성 요구 대응), 하우징 소재를 조정해 내열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기존 플랫폼을 일부 수정해 적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데이터센터와 유사하게 고밀도 요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높은 연산 성능과 민첩한 구동이 요구되면서, 기존에는 PCIe Gen4 이상 기준으로 200~300 signal pin 수준이면 충분했던 설계가, PCIe Gen6 이상으로 발전하면서 약 1,000pin 수준까지 확대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다만 서버와 달리, 로봇은 이러한 성능을 어느 정도의 방진·방수를 만족하는 보호 구조 안에서 구현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순한 고속·고전력 설계보다 훨씬 더 복합적인 설계 난이도가 요구됩니다.

 

Q6. (새로운 프로젝트 협력 방식) 새로운 장비나 플랫폼이 개발될 때 인터커넥트 공급업체는 보통 어떤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나요? 예를 들어 초기 설계 단계, 프로토타입 테스트, 혹은 양산 단계 등 어떤 시점에서 협력이 시작되는지 궁금합니다.

A6. 인터커넥트 공급업체는 일반적으로 초기 설계 단계부터 참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초기 단계에서 인터페이스 구조와 전기적 요구사항을 함께 정의하면, 이후 설계 변경이나 재검증에 따른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초기부터 참여한 공급업체는 전체 개발 히스토리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설계 변경이 발생하더라도 지속적으로 협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실제 현장에서는 일정 압박으로 인해 일부 스펙이 완벽히 일치하지 않더라도 공급 가능성과 대응 속도가 높은 업체가 선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존 설계를 최대한 유지하면서도, 검증된 대안을 빠르게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또한 최근에는 공급망 이원화(second sourcing), 탈중국 리스크 분산(China+1)과 같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에, 초기 설계 단계에 참여하지 못했더라도 후속 공급업체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Q7. (공급망 진입 조건) 로봇 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는 만큼 새로운 부품 공급업체에게도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로봇이나 자동화 장비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공급업체가 공급망에 참여하려면 어떤 역량이나 준비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시나요?

A7. 로봇 산업은 아직 성장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새로운 부품 공급업체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실제 공급망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역량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선 기본적으로는 기술 신뢰성, 안정적인 공급 능력, 그리고 고객과의 긴밀한 기술 협업 역량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로봇 프로젝트는 일정이 매우 공격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객 요구 시점에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조직과 프로세스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현지 대응 역량도 매우 중요합니다. 고객들은 단순히 제품 스펙만 보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얼마나 빠르게 지원할 수 있는지를 함께 평가합니다. 한편으로는 내부 리소스를 고려한 우선순위 설정과 현실적인 한계 관리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로봇 시장은 특정 프로젝트나 고객을 중심으로 수요가 갑작스럽게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할 때는 결국 실행해낼 수 있는 유연성과 실행력이 중요한 경쟁력이 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로봇 시장에서는 기술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속도, 근접성, 실행력이 함께 갖춰져야 공급망 내에서 의미 있는 파트너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지컬 AI 시대, 로봇 공급망에서 찾는 새로운 기회

 

피지컬 AI는 시스템 설계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꾸며 부품 산업에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무한한 자원을 전제로 한 서버 환경과 달리, 로봇은 전력, 공간, 내구성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연산 성능을 넘어 초소형 열 관리, 고신뢰성 연결, 고효율 전력 제어가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 로봇 산업은 지배적인 하드웨어 표준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초기 성장 단계에 있어, 신규 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 자동차 전장이나 산업용 통신 등 이미 검증된 기존 기술을 로봇의 혹독한 구동 환경에 맞춰 빠르게 변형 및 적용할 수 있다면 시장 진입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최근의 공급망 다변화 기조 역시 신규 벤더 진입에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은 단순한 스펙 우위가 아니라 ‘민첩한 대응력’과 ‘현지 밀착 지원(Local Support)’이다. 로봇은 개발 주기가 짧고 설계 변경이 빈번해, 부품 공급업체 역시 초기 단계부터 고객과 밀착해 사양 변경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유연성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피지컬 AI 하드웨어 시장에서는 고도의 물리적 신뢰성을 담보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개발 속도에 동기화할 수 있는 실행력과 현지 네트워크를 갖춘 기업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출처 : KO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