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 연료 전략을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 기술 개발 및 혁신 추진 –

– 주정부를 중심으로 탄소배출감축을 위한 전기차 인센티브 발표 –

– 한국, 전기차 및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 시장 진출 기대 –

2021년 2월 호주 연방정부는 전기∙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보급확대를 위한 미래 연료 전략(Future Fuel Strategy) 논의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에 대한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산업 발전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 초부터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정부의 투자 프로그램, 협력 우선순위를 결정할 계획이다. 호주 정책의 방향은 신기술 차량의 출시 장벽을 제거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확대하고 정부의 초기단계 기술 투자를 통해 시장 활성화 및 민간부분 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더불어 시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보 접근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해당 계획 시행을 위해 5대 우선 과제를 제시했다.

미래 연료 전략 5대 우선 과제

호주 연방정부에서는 미래 연료 전략을 통해 친환경 차량 구매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하는 대신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을 우선 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래 연료 패키지(Future Fuels Package)에 7450만 호주달러 규모를 투자하고 이 중 7190만 호주달러는 미래연료펀드(Future Fuels Fund)에 할당해 충전소 인프라 확충 등 친환경 모빌리티 산업 발전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지난 7월 호주 재생에너지청 ARENA(Australian Renewable Energy Agency)에서는 미래연료펀드 첫번째 라운드로 2455만 호주달러를 호주 전역에 총 403개의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는 프로젝트에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Evie Networks, Ampol, Engie, Chargefox, Electric Highways Tasmania 등 5개 기업이 선정, 주요 도시 및 지방 중심지역에 새로운 급속 충전소를 건설한다.

반면, 관련 업계에서는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발표된 정책이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호주전기차협회 Electric Vehicle Council에서는 소비자 입장에서 직접적인 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판매가 증가하고 전기차 제조사가 다양한 모델을 출시해 선택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의 구매 보조금 도입을 촉구했다. 또한, 호주의 친환경 차량 보급 목표 및 탄소 감축을 위한 최소한의 배기가스배출 기준이 제시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호주 전기차 판매 비중 1.6%에 불과

지난 8월 Electric Vehicle Council 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호주 전기차 판매량은 6900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 중 0.7%를 차지했다. 전기차 판매의 76%는 배터리 전기차(Battery Electric Vehicles, BEV)이며 24%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s, PHEV)에 해당된다. 2021년 상반기에 8688대가 판매돼 호주 전체 자동차 판매시장 내 약 1.6%의 점유율을 나타냈으며 아직까지 성장이 느린 상황이다.

호주 전기차 판매대수 및 비중

(단위: 대, %)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4.2%이다. 특히 노르웨이가 약 75%의 비중을 보이며 세계 전기차 적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호주는 영국(10.7%), 유럽(10.2%), 중국(6.2%), 한국과 미국(2.3%) 보다 뒤쳐진 상황이다. Climate Council에 따르면, 호주가 2035년 탄소중립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전체 차량의 75%가 전기차로 대체되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202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 비중

호주전기차협회인 Electric Vehicle Council 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호주인의 절반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구매로 이어졌으며 2020년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판매되었다. 전문가들은 호주가 세계 최대 인구당 지붕형 솔라 설치율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호주 시민들이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관심이 높으며 태양광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전기차를 구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2020년까지도 호주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1%도 되지 않았고 이는 선진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호주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1) 정부의 느슨한 환경 규제 및 비협조적인 정책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가 호주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거나 다양한 모델 출시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로는 호주 정부의 느슨한 환경 규제(lax environmental standards)이다. 호주에서 판매 중인 전기차 모델의 수는 영국과 유럽 국가보다 현저히 낮다. 세계 최대 전기차 메이커 중 하나인 Volkswagen은 2020년에 전세계 국가에서21만2000대를 판매했지만 호주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또한, 2020년 유럽에서 최대 전기차 판매를 기록한 ID.3 모델은 2023년까지는 호주에서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호주 Volkswagen Group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를 초과할 시 막대한 벌금을 부과하고 있어 기업 차원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이 상업적 더 이점이 있다는 계산이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한 연방정부 차원의 인센티브 혜택도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2) 호주 시장 내 전기차 모델 부족

현재 호주에서 판매중인 전기차(승용차)는 12개 기업의 총 31개 모델이다. 2020년 이후 6만5000호주달러 미만의 전기차 6개가 추가로 출시되면서 중저가 모델은 총 14개로 증가했다. 완성차 기업들은 배터리 전기차보다 호주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SUV차량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지속 공급하는 추세이다. 향후 더 많은 자동차 메이커가 호주 시장에 진출해 2022년까지 27개의 신차가 출시되어 총 58개 전기차 모델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130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이 있는 영국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숫자이다.

호주 중저가 전기차 모델 리스트

호주인이 동급의 일반 차량보다 10%의 프리미엄 가격을 더 주고 전기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지 소비자가 선택 가능한 모델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고 이로 인해 합리적인 가격대의 전기차 공급도 부족한 상황이다. 2020년 호주에서 판매된 전기차의 절반이 Tesla 차량이며 가격대는 7만3000~14만4000 호주달러로 비용 부담이 높은 편에 속한다. 호주 시장에서 타 모델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춘 현대자동차 Ioniq Electric Elite(BEV)의 경우 판매가는 4만8970 호주달러로 2020년에 526대가 팔렸고 동급의 일반 차량인 현대 i30 Elite는 약 3만790 호주달러로 2만 대 이상이 판매되었다.

3) 전기차 충전 인프라 운영의 한계

호주 전역 1650여 곳에 3000개 이상의 전기차 충전기가 설치돼 있으며, 이중 470개는 DC 급속 충전기로 250개 충전소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정부와 민간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낮은 전기차 비중은 인프라 투자에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호주에는 전기차 7.2대 당 1개 단위로 충전기가 설치돼 있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충전소 비즈니스 운영을 위해서는 전기차 판매 증가가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충전소 활용도가 높지 않을 시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업의 지속적인 투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탄소배출감축을 위해 시작된 주정부의 전기차 정책 변화

연방정부의 정책 방향이 전기차 업계에서 비판을 받고 있지만 지난 6월 호주 수도 준주인 ACT주를 시작으로 각 주정부에서 온실가스배출 비중이 높은 차량을 탄소배출제로인 전기차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다. 전기차에는 배터리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해당되며 아직 시장 진입 전이지만 수소연료전지 전기차도 포함된다.

NSW주

NSW주에서는 전기차 전략(Electric Vehicle Strategy)을 통해 2031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3%까지 높이기 위한 계획을 발표, 친환경 차량 공급 확대를 위해 5억 호주달러를 투자한다. 이번 달 9월 1일부터 7만8000호주달러 이하의 전기차 구매 시 차량 인지세(stamp duty)를 면제해 주고 있다. 또한, 개인이 6만8750호주달러 이하의 전기차를 구매하면 3000호주달러 환급을 신청할 수 있다.

VIC주

VIC주정부에서는 지난 5월 탄소배출제로 차량 로드맵 (Zero Emission Vehicle Roadmap)을 발표, 2030년까지 전체 신차 판매의 50%가 친환경 차량이 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6만8740만 호주달러 미만의 전기차 구매 시 최대 4000대까지 3000호주달러의 환급이 가능하다. 추가 1만6000대 전기차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도 고려 중이다.

ACT주

ACT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60%가 차량에서 발생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주정부에서는 탄소배출제로 차량인 전기・수소차로 전환하기 위해 호주 주정부 최초로 인센티브 정책을 시작했다. 전기차를 처음 구매할 경우 인지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2년 간 자동차 등록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한, 전기차 구매를 위한 1만5000 달러의 무이자 대출도 제공하고 있다.

TAS주

TAS주정부에서는 지난 6월 향후 2년 간 전기차 인지세 면제를 통해 중형급 전기차 구매 시 약 2000호주달러를 절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관광산업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렌터카 회사와 관광버스 운영사에서 전기 차량을 구매할 시 2년 간 자동차 등록세를 받지 않고 2030년까지 주정부 차량을 100% 전기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NT주

지난 7월 NT주정부에서는 탄소배출제로 차량으로의 전환을 위해 전기차 전략 및 시행 계획(EV strategy and implementation plan)을 수립한다. 2022년부터 5년 동안 자동차 등록세와 1500호주달러의 인지세를 할인해 줄 예정이다. 또한, 주택, 회사, 공공장소에 충전소 설치를 위한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연방정부의 기술과 인프라 투자 우선 정책 방향에 따라 전기차 세금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던 일부 주정부에서 업계 목소리를 반영해 정책을 일부 수정하거나 세금과 보조금을 동시에 적용하고 있다. NSW주에서는 전기차 세금 부과 계획안을 철회하고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제공하기로 했다. SA주의 경우 전기차 도로세 도입을 보류한 상태이다. 반면, VIC에서는 호주 최초로 지난 7월 1일부터 전기차 도로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1km당 2.5센트의 도로교통 이용료를 부과하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에는 1km당 2센트의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VIC 주정부에서는 세금 부과와 함께 전기차 2만 대에 구매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상반된 정책을 동시에 적용하고 있어 업계의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시장 진출 기대

호주에서는 현대 넥쏘(Nexo)와 토요타 미라이(Mirai)가 수소 퓨어셀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총 3개(멜버른, 브리즈번, 캔버라)의 수소차 충전소가 있으며, 지난4월 현대자동차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차세대 연료전지를 탑재한 넥쏘에 대해 호주 판매 인증을 획득했다. 넥쏘는 3∼5분 충전으로 609km까지 주행 가능하며, 호주에서 1회 충전으로 세계 최장거리 수소차 운행 신기록을 달성했다.

또한, 수소 및 저탄소 산업 발전을 위해 물류 운송용 수소 트럭부터 공공 분야 버스 운행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으며 ARENA가 주요 투자자로 400만 호주달러를 지원한다. 2020년 5월, ITM Power사의 주도로 Transit Systems, Ballard Power Systems, BOC Limited, Palisade Investment Partners와 컨소시엄 MoU 체결한 Global H2OzBus Project는 호주 10개 지역의 버스 시스템에 100대의 수소 연료전지 전기버스 시범 운행 및 평가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수소 연료전지는 중공업과 운송산업에서 사용되는 무거운 전기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수소 연료전지 생산을 위한 연구가 정부기관, 기업, 대학을 중심으로 적극 추진되고 있다.

디킨대학교(Deakin University)의 전략 파트너십 매니저는 KOTRA 멜버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호주에서는 운송·운반으로 발생되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일반 승용차는 전기차로 대체될 수 있지만 대형 트럭, 버스, 트램 등은 전기차로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서 수소 연료전지가 유망하다고 설명하며 한국 기업에서도 호주의 니즈를 파악하여 하루빨리 진출하는 것을 제안했다.

시사점 및 전망

호주의 친환경 모빌리티 경제는 지속 성장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연방정부에서는 신기술과 인프라 확충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있으며 주정부에서는 전기차 판매가 증가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호주 전기∙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높은 인지도와 점유율을 나타내는 만큼 관련 국내기업의 진출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현대 Kona의 경우 Tesla Model3에 이어 호주 전기차 판매 순위 2위이며 Nissan Leaf이 3위, 현대 Ioniq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현대 수소차 Nexo의 SUV 모델이 호주 최초로 수소차 판매 승인을 획득하고 수소 충전소를 설립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호주에서 3억 호주달러 규모의 Advancing Hydrogen Fund를 조성하고 수소 관련 프로젝트에 투자 중인 청정에너지금융공사 CEFC의 수소팀장은 멜버른 무역관과의 미팅에서 호주에서 한국산 연료전지, 부품 등으로 수소 전기차를 제조하거나 조립을 한다면 투자 가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에서는 M&A, JV 등의 파트너십을 통한 진출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호주 최초의 수소차 스타트업 HX2에서는 해외에서 부품을 수입하여 현지 공장에서 조립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호주는 승용차, 상용차, 버스, 트럭 등 전기차 및 수소 연료전지 수요처로 성장 가능성이 높으며 정부에서 추진하는 인프라 확충 프로젝트의 지속적인 확대가 예상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이 확대되고 아울러 관련 부품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충전소 건설에 따른 관련 기자재 수요 상승이 기대되고 있어 관련 국내기업에서도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료: Department of Industry, Victorian Government, Electric Vehicle Council, 주 호주 한국대사관, KOTRA 멜버른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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