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 지속과 공급가격이 최대 200%까지 오를 수 있어
– 승용차, 전자기기 등 영향 우려
– 글로벌 반도체 부품 공급 및 러시아 시장 현황
2022년 1월 시장조사 기관인 IC Insight는 2021년 글로벌 반도체 부품 공급이 악화됐으나 2022년은 양호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22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11% 성장해 사상 최대 6806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집적회로(IC) 시장이 5651억 달러, 광전자, 센서, 디스크리트를 포함한 반도체 부품(OSD)은 1155억 달러 규모로 전망했다. 2021년 글로벌 IC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26%, 10년간 누적 평균 7.4%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리고 OSD 부문은 전년 대비 18%, 10년간 4.7% 성장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규모 변동 추이>
2020년 기준 러시아 전체 전자제품 시장규모가 1조5000억 루블(2월 23일 기준 환율, 190억 달러)인데, 이중 초소형 전자공학제품 규모가 34억 달러다. 러시아의 초소형 전자공학제품 시장은 수입품이 82%, 현지에서 개발된 군용 제품이 15%, 나머지 3%만이 현지 개발 상용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2020년 기준 러시아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0.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는 현재까지 마이크로칩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마이크로칩 현지 생산 공장이 존재하지 않고, 현지 생산되는 집적회로(IC)도 수입품에 비해 매우 열등한 수준이다. 러시아 연방 산업통상부가 추진 중인 2030년 러시아 전자부문 발전전략에 따르면, IC 현지 생산성을 2030년까지 2.5배 늘리겠다는 목표가 있다. 2030년까지 러시아의 초소형 전자공학 제품 매출규모를 5조2000억 루블(2월 23일 기준 환율, 658달러)로 확대하고 민간 제조사 비중을 57.4%까지 높이고 수출은 120억 달러까지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5nm(나노미터) 토폴로지 표준에 준한 실리콘 기술인데, 러시아 정부는 이 기술 개발을 위해 2021~2023년간 3500억 루블(44억 달러)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러시아 ‘2030 전자부문 발전전략 중 초소형 전자공학 시장 확장 계획>
2022년 1월, 러시아 연방 정부는 Lenovo, HP. Acer에 러시아산 프로세서를 장착한 노트북 출시를 요청했다. 러시아 정부는 현지화된 노트북 생산성을 대폭 높이도록 수입 대체화 정책을 확대하고 있고 정부 기관 및 공공기관에서 공공조달하는 노트북은 전량 현지 제품으로 대체할 예정이다. 2021년 12월 언론에 따르면, Lenovo Global Technology 러시아 법인의 경영진은 러시아 정부 기관 관료들과 현지화된 노트북 출시 관련 회의를 개최했다고 한다. 노트북에 장착될 현지 제조 프로세서의 제작사는 Baikal Electronics가 대표적이다. Mobile Research 그룹은 현지 프로세서 기반 노트북을 2023년까지 5만 대를 출시하는데, HP가 1만 대, Lenovo와 Acer가 나머지를 출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발발 이후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집적회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러시아 시장도 하드웨어 솔루션 가격 인상과 제품 납품 지연 등 악영향을 받았다. 대만의 TSMC의 집적회로 수요 감소에 따른 공급 축소로 인해 러시아는 비디오 카드, 셋톱박스 제조사들로부터 생산 위기를 맞았다. 참고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대만 점유율은 63%, 한국 18%, 중국 6% 수준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위기의 또 다른 요인은 중국, 미국, 대만 간의 관계라는 것이 딜로이트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미국의 대중국 ‘해외 직접제품규칙(FDPR: Forgein Direct Product Rule)’이 적용되기 직전 화웨이가 직접 회로를 대량 구매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부품 시장가격이 크게 왜곡된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부품의 주요 산업별 공급 규모(매출 기준)>
미국의 대러시아 반도체 기술 및 부품 제재의 의미
SBS 컨설팅(시장분석)에 따르면, 2020년부터 겪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으로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산업은 자동차 산업이다. 신차 1대당 평균 200~3000개 반도체 모듈이 장착되는데,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은 2021년 기준 2018년 대비 15%가 감소했다. 이러한 자동차 생산성 저하는 2021년 러시아 현지에서도 발생했다. 러시아 자동차 제조로 진출한 피아트, 크라이슬러, GM, 아우디, 볼보까지 현지 생산성이 크게 저하됐고 외국 브랜드 자동차 전문 조립 현지 회사인 AvotVAZ도 같은 상황을 겪었다. 러시아 정부는 반도체 부품 현지화를 위해 현지 제조 및 유통되는 자동차에 ERA-GLONASS(긴급 구조요청 모뎀, 러시아 개발)를 의무 장착하도록 했으나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으로 2022년 상반기까지 의무화를 임시 해제한 상황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에 더불어 미국이 러시아로 공급되는 반도체에 해외직접제품규제(FDPR)를 적용 시 그동안 러시아가 야심 차게 개발한 엘부르스 CPU 생산(TSMC도 제작 중)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더 나아가 최첨단(5~7nm) CPU와 GPU를 장착한 제품이 러시아 시장에 공급할 수 없게 된다. 그리고 5G 통신 개통은 무기한 연장될 전망이다. 참고로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CPU와 GPU 기술력은 14nm 이상이다.
미국의 반도체 기술 및 부품 공급에 FDPR 적용시킨다면 러시아로 공급(수출)되는 모든 반도체 장착 제품에는 미국 BIS(미국 상무부 공업 및 안전국)의 엄격한 최저함량계산준칙(De Minimis Rule)을 적용받음으로써 수출이 원천적으로 차단되거나 준칙을 어겼을 시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적용될 수 있다.
한편 미국의 제재로 러시아 자체적인 기술개발이 현실화되고 이러한 기술로 파운드리 사업을 강구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으나 현재의 러시아 기술력으로는 몇 년이 걸릴지 단언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미국의 최저함량계산준칙에 준한 수출이 가능하다고 할지라도 복잡한 절차와 비용으로 수출단가가 150~250%까지 높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하는 상황이다.
<대러시아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제재 영향 품목>
(단위: US$ 백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