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목표로 루스키 혁신과학기술센터 건설
해양․바이오․IT기술분야 중심 아태지역 선진기업 유치 및 협력 추진
‘루스키’ 혁신과학기술센터(RUSSKY INNOVATION SCIENCE AND TECHNOLOGY CENTER/ RUSSKY ISTC)(이하 루스키 센터 또는 ISTC)‘는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아태 국가들과의 국제 협력을 위한 지역 기술 허브로서, 산업‧기술 기반이 약한 극동러 연해주 지역의 첨단 기술 분야 발전을 위해 러시아 정부가 조성하는 특별 구역이다. 블라디보스톡 남쪽에 위치한 루스키섬에 약 250ha 규모로 2030년까지 단계별 조성할 예정이며 2020년 11월 8일 정부 결의안 No.1868 ’루스키 혁신과학기술센터 설립에 관하여‘ 제정으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시작되었다. 아태 지역의 유수한 첨단 기술 기업 유치를 위해 세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며, 비즈니스 시설 뿐만 아니라 스포츠 및 여가 시설, 주거 및 숙박 시설, 의료 시설 등의 종합적 구축도 계획되고 있다. 러시아가 구상하는 연해주의 환경․생태 중심지 루스키섬의 10년 후 모습은 어떨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컨셉 및 주요 개발 분야
루스키 센터는 극동지역에 위치한 루스키섬의 지리적 이점을 적극 활용한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와의 협력을 주요 컨셉이자 운영 동력으로 삼고 있다. 이들 해외 국가의 선진 자본과 기술을 유치하고 러시아 기업과 기술 협력, 합작 투자 등을 통해 새로운 상품 및 기술을 개발하여 인구 약 20억 명의 아시아 국가 시장에 다시 진출하려는 계획이다.
<루스키 혁신과학기술센터의 인근국과의 협력 계획>
[자료: Russky ISTC]
아울러 루스키 센터는 민․관․학 3개 주체의 유기적 협력을 주요 컨셉으로 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극동연방대학교가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대학교 캠퍼스 내부 및 인근에 루스키 센터의 파일럿 부지(pilot site)와 실 부지가 배정되었으며 대학의 캠퍼스 운영 경험을 루스키 센터 운영에 활용한다. 또한 대학의 우수한 학․석․박사 인재를 루스키 센터에 공급하고 입주사들의 교육 프로그램도 담당하며, 대학이 갖춘 연구 인프라와의 연계도 추진한다. 러시아 정부는 센터 부지를 구획하고 인프라 건설을 위한 재정을 지원하며, 루스키 센터 내 각종 프로젝트 실현과 과학 혁신 활동을 위한 우호적 경제 환경 조성을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민간에서는 기업이 직접 센터에 입주하거나 입주기업과 협력하여 연구와 생산 등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인프라 건설에도 참여하며 기술 분야 일자리 창출의 역할도 담당한다.
<루스키 센터 민․관․학 협력 개념도>
[자료: Russky ISTC 자료를 바탕으로 무역관 재구성]
루스키 센터의 주요 개발 분야는 △해양, △바이오기술, △ IT기술 등 총 3개 분야이다. 해양 분야는 해양 자원 개발과 지질 탐사, 생태 보호 등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며 바이오 기술분야는 신약, 세포생물의학 뿐만 아니라 산업(공업), 농업, 에너지와 관련된 바이오 기술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IT기술 분야에서는 VR/AR, AI, 로봇, 신제조기술, 빅데이터, 블록체인, 보안 분야를 집중 육성할 예정이다. 루스키 센터에는 향후 3대 주요 개발 분야와 관련된 기업의 입주 및 제품 생산, 연구가 중점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루스키 센터 주요 개발 분야 및 관련 정부 문서>
[자료: Russky ISTC 자료를 바탕으로 무역관 재구성]
입주기업 혜택
러시아에는 현재 연해주의 루스키 혁신과학기술센터를 포함하여 총 8개의 혁신과학기술센터가 지정되어 있으며 러 정부는 향후 극동지역의 하바롭스크, 유즈노사할린스크, 야쿠츠크에도 신규 센터 설치 계획을 가지고 있다.
– 2019년 지정: 소치 ’Sirius‘, 모스크바 ’Vorobyovy Gory’, ‘Mendeleev Valley’
– 2020년 지정: 연해주 ‘Russky’
– 2021년 지정 : 툴라 ‘Composite Valley’, 벨리키노브고로드 ‘Smart Electronics-Valdai’, 오브닌스크 ‘Park of Atomic and Medical Technologies’, 니즈니노브고로드 ‘Quantum Valley’
각 지역 혁신과학기술센터별 주요 개발 분야는 조금씩 다르나 2017년 7월 29일 연방법 No.216 “혁신과학기술센터 및 러시아연방 개별 법안 수정”에 의해 기본적으로 동일한 세제 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다. 블라디보스톡 자유항, 선도개발구역과 비교했을 때 혁신과학기술센터는 과학 및 기술 관련 기업에 특화된 경제구역으로 상기 2개 구역에 비해 부가세, 소득세, 재산세, 토지세 등에서 입주기업에 더욱 유리한 혜택을 제공한다.
<혁신과학기술센터 및 타 경제구역 간 혜택 비교>
[자료: Russky ISTC 자료를 바탕으로 무역관 재구성]
개발 계획 및 현황
루스키 센터는 연해주 루스키섬 내 극동연방대학교 인근 약 250 헥타르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며 건물 면적은 △기술․혁신구역 105,500m2, △공공비즈니스 및 스포츠여가구역 51,640m2, △주거 및 사회인프라 96,000m2의 규모로 조성된다. 최초 입주자들을 위한 파일럿 사이트 부지는 약 0.8 헥타르 규모로 시설 면적은 2,500m2이다. 러 정부는 극동연방대학교까지의 도보 접근성과 블라디보스톡 시내까지 차량으로 20분 거리의 접근성, 우수한 생태환경 및 동해로의 접근성을 지리적 이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프라의 경우 토목 및 교통 인프라, R&D시설을 포함한 본관 건물과 행정동, 자전거 도로 등은 주정부 예산으로 조성하고 생산 시설 및 생산 연구소, 주거시설(주택, 호텔 등), 민간교육시설(유치원, 초등학교 등), 사회문화시설(슈퍼마켓, 푸드코트, 영화관, 공유오피스, 레스토랑, 전시장 등)은 민간 투자를 통해 조성할 계획이다.
<루스키 센터 부지 조성 계획(파란색 표시 구역)>
[자료: Russky ISTC]
루스키 센터 개발은 총 3단계에 걸쳐 진행된다. 루스키 센터 측에서는 전반적인 개발이 완료되는 2030년경에는 255개 이상의 입주기업과 3,500개 이상의 첨단기술 일자리 창출, 연 1만명 이상의 과학 인력 교류 방문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루스키 센터 단계별 개발 면적 및 예상 인구>
[자료: Russky ISTC]
2020년 11월 루스키 센터 설립을 위한 결의안이 제정된 후 2021년 6월 센터 설립 로드맵이 승인되었으며 그해 9월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는 러시아 극동지역 유력기업인 Arnica, Antey, Avexima 총 3개 기업이 투자의향서(LOI)에 서명하였다. 이들 기업은 1년 후인 2022년 9월 5~8일 제7차 동방경제포럼 개최 계기 진행될 파일럿 사이트 운영 개시에 맞춰 제품을 시범 생산하기 위하여 현재 특수 장비 구매 등을 진행하고 있다. 사료 및 식품 원료 제조 회사인 Arnika는 러시아 및 해외 연구기관과 산업생명공학 분야의 연구를 진행하고 차세대 진통제, 차세대 항바이러스제, 기능성 식품 생산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극동지역 유명 크랩(게) 잡이 회사인 Antey는 태평양 생물유기화학연구소와 협력하여 게, 해초 등을 활용한 혁신적 제품 생산에 착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대형 제약회사인 Avexima는 항바이러스제, 면역 약품과 같이 아태 지역에서 수출 잠재력이 높은 제품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2021년 9월 러시아 경제개발부와 루스키 센터 간 센터 설계를 위한 3억 470만 루블규모의 연방 예산 보조금 제공 계약이 체결되었으며 공개입찰을 통해 Mirproekt사가 설계사로 선정되어 2022년 초부터 1년간 전체 설계를 진행한다. 설계가 끝난 후 2023년부터 1단계 착공에 돌입해 기본 인프라, ISTC 본관 등은 2024년 말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루스키 센터 단계별 추진 현황 및 계획>
[자료: Russky ISTC 자료를 바탕으로 무역관 재구성]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연해주는 러시아 정부가 2000년대부터 추진하고 있는 신동방정책의 핵심 지역으로 특히 루스키섬은 2015년부터 매년 9월 동방경제포럼이 개최되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등 아태지역 주요 국가들의 고위급 인사들이 방문하는, 러시아와 아태 국가 간 경제 협력의 상징적인 장소다. 농수산업, 채굴업, 서비스업 등이 주요 산업인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혁신과학기술센터를 루스키섬에 설립하는 것은 러시아가 아태 인근 국가들과 앞으로 어떻게 협력해나갈 것이며 어떠한 방향으로 극동 경제를 발전시키고자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의 이러한 추진 방향은 우리나라가 진행하고 있는 한-러 혁신플랫폼 사업과도 그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러 혁신플랫폼은 우리나라의 과기부, 중기부, 산업부와 그 산하기관들이 참여하여 한-러 간 기술협력 생태계 조성 및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으로 루스키 혁신과학기술센터와 공동 R&D, 제품 상용화 등에서 협력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러시아가 기대하는 청사진의 실현을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할 산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극동첨단기술기금 대표와 러시아 P 로봇제작사 이사는 공통적으로 기술 전문가 유치와 호혜적인 인프라 구축을 성공을 위한 주요 조건으로 언급했다. 해외전문가 유치를 위해선 이들을 위한 편안하게 살고 일할 수 있는 근무, 거주 인프라 등이 중요하며 국가의 관심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는 것이 이들의 의견이다. 극동연방대 의료센터 의사인 A와 스키센터 입주기업 Arnika의 관계자 A는 첨단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과 세계 수준의 세제 혜택 제공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첨단 기술 프로젝트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기 때문에 민관 파트너십 등을 통해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며, 인근 국가의 유사한 과학기술단지와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이들이 제공하는 혜택을 넘어서는 혁신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루스키 혁신과학기술센터가 자신만의 고유 장점을 어떻게 부각하여 해외 기술기업들을 유치할지, 주변 경쟁국가의 기술단지들과 경쟁할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최근 러-우 사태로 해외국가들과의 협력과 해외기업들의 러시아 내 비즈니스 추진에 제약이 많아진 상황에서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도 향후 센터 성공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Russky ISTC, ulanmedia, rg.ru, primamedia, tass, 블라디보스톡무역관 자료 종합